학문단위 구조조정 및 행정직제 개편에 의해 2011년 상반기부터 계열구성이 전체 5개 계열(인문사회, 경영경제, 의약학, 자연공학, 예체능)로 변경됐다. 그러나 2011년 대학원총학생회(이하 원총) 계열대표선거는 기존 8개 계열(인문, 사회, 공학, 생명자원공학, 자연, 예술, 의약학, 교육)로 진행됐다. 현재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에는 6개의 계열대표와 대표가 선출되지 않아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 자연계열과 의약학계열, 그리고 학자위가 소속되어 있다.

    2010년 제32대 원총 회장이었던 황지영 비대위원장(유아교육학과 석사수료)은 “행정직제 개편 및 계열단위 변경이 확정되기 전에 계열대표 선출이 진행됐고 이에 대해 어떤 행정적인 요구도 없었다”며 “행정직제 개편에 따른 행정상 5개 계열 구분은 각 계열이 지나치게 비대해져 각각의 계열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행정상 계열 구분과 학생자치기구인 원총의 계열 구분을 굳이 통일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결정에는 원우들의 입장과 형편을 고려하는 진지한 고민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학부에서는 새롭게 개편된 계열에 따라 이번 학기 선거를 치뤘기에 더욱 비교되는 부분이다. 8개 계열이 5개 계열로 조정된 상황에서 8개 계열의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대표성이나 절차상, 행정상에서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행정상의 5개 계열 구분은 각 계열 간의 상이한 환경, 특성을 살릴 수 없다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원총의 계열구성이 행정상의 계열구분과 반드시 일치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비대위에서 유지하고 있는 기존 8개 계열이 행정상의 계열구분에서 생겨나는 문제점을 제대로 보완하고 있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가중되는 혼란

    이러한 상황에서 원우들은 본인이 어느 계열에 소속되어 있는지 혼란을 느끼고 있다. 행정상으로는 경영경제계열이지만 원총에서는 사회계열에 소속되어 있는 경영학과와 경제학과의 경우에는 혼란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유승 경제학과  학생대표(경제학과 석사과정)는 “학부와 대학원 시스템이 다른 만큼 당장은 원총의 계열구분에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계열변경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이후에 가봐야 알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원총에서 경영경제계열로 분리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학과에서는 이에 관한 직접적인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문예창작학과의 경우 2011년 상반기 행정직제 개편에 의해 기존 인문계열에서 예체능계열로 소속이 변경됐다. 따라서 이번 학기 신입생부터는 행정 소속이 예체능계열이다. 한 학과에 두 개의 학문단위가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문제는 변경된 소속에 맞춰서 신입생들이 기존 재학생보다 약 100만 원 인상된 등록금을 내고 입학했지만 수업과 연구 환경 등은 기존 재학생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문예창작학과는 단순히 소속변경만을 명분으로 등록금을 인상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 학교 측에 문학연구자료실의 설치와 대학원 교육조교 충당을 등록금 인상의 요구조건으로 내걸었다. 문예창작학과는 총 2회에 걸쳐 학교 측에 항의했으나 현재까지도 학교는 묵묵부답이다. 이에 이충만 문예창작학과 학생대표(문예창작학과 석사과정)는 “원총과 연대해 학교 측에 항의하고 싶어도 어느 계열의 지원을 받아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유감을 표했다.

    각 계열은 서로 사정이 다른 각 학과들에게 필요한 일들을 적절히 지원해 줄 의무가 있다. 특히 지금처럼 원총이 비대위로 수립된 상황에서는 계열에 더욱 많은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계열구분이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눠지고 이에 따른 혼란이 발생함에 따라 각 계열 내에서도 서로 소통이 부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떤 학과에서 계열과 원총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서로의 상황을 몰라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북한개발협력학과를 비롯한 학과간 협동과정의 일부 학과는 아직 원총에서 아직 어떤 계열로 소속을 변경해야 할지 결정되지 않아 사실상 원우 복지와 계열 사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셈이 됐다. 이에 대해 김진하 사회계열대표(심리학과 석사과정)는 “이 사안은 아직 아무 것도 확정된 것이 없으며 이후 중운위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계열 특성 살리는 계열 사업 돼야

    행정상과 원총의 계열 구분이 다른 만큼 앞으로 진행될 사업은 계열의 특성을 잘 살리고 행정상의 5개 계열 구분의 문제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간 계열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진행된다 하더라도 홍보가 부족해 참여가 저조했던 면을 보완할 필요도 있다. 지난 21일에 열린 전체대표자회의(이하 전대회)에서 인준 받은 각 계열 사업은 학술세미나, 기념품 사업 등의 공통적인 사업이 주를 이루었으며 기업탐방(공학계열), 개강체육대회(생명자원공학계열)등 계열 별 요구를 수용하여 기획된 사업이 있었다. 지난 6일에는 공학계열에서 <세상의 ‘중앙’에서 미래를 외치다>라는 표제로 취업세미나를 열었다. 김성제 공학계열대표(화학공학과 석사과정)는 “공학계열에 소속된 학과가 다양하고 원우들의 취업에 대한 수요가 많아 취업세미나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황지영 비대위원장은 “원우들이 계열구분이 각각 다른 것 때문에 혼란이 있다면 다음 학생회에서는 이 점을 고려해 계열구분을 재조정하는 방법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학교 본부와 적절한 협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하은 편집위원  joysky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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