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연구공간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문제제기가 있어왔다. 본지에서도 지속적으로 공간 문제를 보도(본지 274, 276 참조)했으나 그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제32대 대학원 총학생회(이하 원총)의 공약에 포함돼 있었던 ‘연구공간 확충’과 관련된 사안도 원활히 이행되지 않았다. 오히려 대학원 전용 연구공간의 비중은 줄어든 상태다. 지난 학기 원총에서는 지하열람실의 지상 재배치, 옥상 녹지공간 조성, 여학생 전용 휴게실 마련, 1층 로비의 휴게 공간 리모델링 등을 계획했지만 현재 미해결 상태다.

지난해 이뤄진 연구공간문제의 가장 큰 변화는 도서관의 대학원 전용 열람실의 재편이다. 중앙도서관에서 대학원전용 열람실로 명시된 곳은 4층의 1·2열람실과 대학원 노트북실이다. 3월 1일부터 도서관 1열람실은 ‘학위논문열람실’로 바뀌어 4차 학기 및 석·박사 수료생 대상으로 사용이 제한됐다. 학위논문열람실의 관리위원장인 홍석영 씨(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는 “기존에 낮은 출석률이 문제시 됐던 것에 비해 관리가 잘 되고 있다”며 “하루 3시간 이상을 기준으로 일주일에 4번 이상 이용하지 않을 경우 퇴출시키는 엄격한 조치를 통해 80-90%를 상회하는 높은 출석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높아진 출석률만으로는 전체 공간부족 문제가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석사과정의 경우 3차 학기부터 논문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단지 차수로 이용대상에 제한을 두는 것은 문제가 있다. 2열람실은 기존 80석에서 1인 2석을 사용할 수 있도록 칸막이를 없애 현재 총 40석을 두고 그 중 12석을 지정석으로 운영하고 있다. 원우들이 더 넓은 책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학습 환경을 개선한 것이다. 그러나 학생 수에 비해 좌석이 모자라는 상황에서 반으로 줄어든 좌석 수는 한편으로 연구공간 문제를 심화시키는 측면도 있다.

학내 공간부족의 문제는 실제 이용할 수 있는 공간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지정석 출석률을 높이는 효율적인 공간이용을 위한 방침도 필요하다. 하지만 체제 내에서 효율성을 위시한 변화보다는, 학생의 복지와 연구공간의 자율적인 이용을 보장하려는 시도가 계속돼야 한다. 현재 대학원생에게 배정된 열람실의 좌석은 대학원 건물의 176석과 도서관의 126여 석을 포함한 302석으로 2,600여 명의 대학원생 수를 감안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숫자다.

                                                  원내 열람실 환경 개선해야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대학원 내의 연구공간이다. 지난 학기에 32대 원총에서 열람실 이용률 조사와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대학원 열람실과 중앙도서관 열람실에서 이뤄진 조사 결과, 자유석 열람실 평균 이용률은 평일 49-55%, 주말 36-51%, 지정석 열람실의 평균 이용률은 평일 20-25%, 주말 6-11%로 집계되었다. 또한 229명의 원우들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지정석 열람실의 자유석 열람실 전환 건에 과반수가 찬성한 점을 반영하여 대학원 건물의 3(석사전용)·4(박사전용)열람실 이외의 1·2·5·6·7 열람실은 자유석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지하 연구공간의 환경은 작년에 비해 크게 개선된 점이 없고, 아침부터 책이나 가방으로 자리를 맡아만 놓고 사라지는 몇몇 원우들로 인해 그마저도 이용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는 자유석 제도가 주는 단적인 폐해라고 할 수 있다. 컴퓨터 이용이 가능한 1·6열람실은 이른 아침부터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수요가 많은 반면 상대적으로 7열람실은 이용자 수가 적다. 이는 제대로 7열람실이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김수진 씨(문화연구학과 석사과정)는 “조금만 늦어도 자리가 없을 만큼 절대적으로 공간이 부족하다. 게다가 지하 층이라 조명이 어두워 개인 스탠드를 이용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환경이 열악하다”며 지하열람실의 연구환경을 지적했다.

대학원 지하 1층은 열람실을 비롯한 학술자치 연구회의 연구실이 모여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3월에 재건된 학술자치위원회(이하 학자위)는 원내 자치적 연구지원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과정에서도 공간 문제는 피할 수 없는 난제다. 2011년 1학기에 맞춰 신규 등록된 5개의 연구회를 합하면 총 22개의 연구회가 운영되는데 비해 연구회에 배정될 수 있는 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11면 참조). 대학원 내 환경의 개선 또한 적극적으로 제기되어야 할 문제다. 연구실이 밀집되어 있는 지하층에 마련된 휴식 공간은 계단과 층계참이 만나는 곳의 작은 벤치가 전부다. 이마저도 열람실, 학제간 연구실과 밀접해 있어 사실상 휴식을 취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나무로 된 낡은 문은 소음을 거의 차단하지 못한다. 이 문제는 1층 1열람실 바로 옆에 위치한 로비 공간도 마찬가지다.

공간문제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함은 명백한 사실이다. 또한 그 대상은 대표단이 아닌 일반 원우들에게까지 확장돼야 한다. 원총, 학자위, 원우, 각 계열간의 대화가 원활하지 않아 공간을 차지하기 위한 과정에서 빚어지는 마찰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통해 극복돼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서로의 이해관계만을 내세우지 않고 합리적으로 공간을 배정하는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있고, 수렴된 의견을 가지고 대학 본부 측에 대학원 연구공간의 증설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원우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의 역할을 할 현재 비대위의 과제이기도 하지만 원우들 또한 공간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책임감 있는 공간 사용과 중요 사안에 대한 적극적인 의견 개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민지 편집위원 | amber.je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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