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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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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상대평가인가
박휘진 편집위원  |  whyj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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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호]
승인 2011.04.20  19:2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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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의 서남표 총장이 국회 교과위에 출석해 ‘징벌성 장학금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징벌성 장학금 제도는 3.0 미만의 성적을 받은 학생들에게 차등적으로 수업료를 납부하도록 하는 제도로, 올해 들어 4명의 학생을 자살로 내몬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카이스트의 학점제도가 상대평가를 기본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학생들은 무한경쟁 체제 속에서 살았던 것이나 다름없었다.

다행히도 이 제도는 폐지 수순을 밟고 있으나, 15일 긴급 소집된 이사회에서 이사들은 ‘카이스트의 개혁은 계속되어야 한다’며 서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징벌성 장학제도를 가능케 했던 서총장의 신자유주의식 개혁 자체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카이스트의 학생들은 지옥 같았던 지난 시절로 언제 돌아가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어쩐지 개운치 못한 뒷수습이다.

또 하나 카이스트 사태와 유사한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를 제도가 있다. 바로 로스쿨의 유급제도다. 로스쿨협의회는 올해부터 로스쿨 전 과목을 상대평가하고, 일정한 성적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을 유급시키도록 했다. 사립대학 기준 한 해 이천만 원을 상회하는 로스쿨 등록금을 전체 학생의 16%는 반드시 더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비 법대 출신의 학생들과 법대 출신 학생들이 함께 수업을 받는 상황에서 이 제도가 누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지는 불 보듯 뻔 한 일이다. 로스쿨의 유급제도 역시 학생들을 무한경쟁으로 내몰고 있다.

이 두 제도가 문제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상대평가라는 제도에 있다. 본원은 올해부터 A+학점에 한하여 상대평가를 도입했고, 대부분의 대학에서도 상대평가를 학점제도로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을 성적으로 줄 세워 누군가는 반드시 패배자로 분류시키고 마는 상대평가는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가. 대학에서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고 함께 공부할 수 있는 면학 분위기를 만들기보다 오로지 경쟁 논리만을 강요하고 있는 격이다. 오로지 성적 관리만이 전부인 대학에서 학생들은 무엇을 얻어갈 수 있을까. 그리고 그 학생들이 이끌어갈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그 사회가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일까. 

상대평가를 비롯한 모든 경쟁이라는 체제는 오로지 1등에게만 의미가 있다. 타인을 짓밟고 올라서는 1등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가진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을 꿈꾸는 것은 이 신자유주의 시대에 너무 무리한 일일까. 경쟁 위주의 대학, 점수로 줄 세우는 대학을 만드는 상대평가를 이제 다시 평가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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