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이 달라진다. 모든 원생들은 자신이 소속된 학과와 계열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주목해야 할 것이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따라 학부와 대학원을 통틀어 변화된 신(新)계열단위(표 참조)와, 행정직제 개편의 핵심인 계열별 부총장 명단(중대신문 11월 22일자 1면 참조)이 발표됐다. 개편안은 12월 초 이사회의 승인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계열단위 구조조정의 경우, 2011년이 시행기준년도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안이 최종안이 아닌 ‘가안’이라고 밝혀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원생들은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올 한 해는 학문단위 구조조정과 그에 따른 후폭풍이 정신없이 휘몰아친 그야말로 구조조정의 해였다. 그런 와중에도 마치 대학원은 ‘사각지대’에 놓인 듯했다. 직접적인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몇몇 학제간협동과정학과 재학생들을 제외하고는 관심을 갖는 원생이 드물었고, 이에 ‘대학원은 왜 침묵하는가’에 대한 의견이 원내에 게시되기도 했다. 
지난 상반기 본부 측에서는 “대학원 구조조정은 전문·특수대학원을 재조정하는 것이 주목적”이며 “일반대학원의 경우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본지 269호 참조) 그러나 최근의 발표를 보면 ‘대학원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된다. 이지원 씨(사회학과 석사과정)는 “학부의 대대적인 계열정비를 대학원에도 그대로 적용시키기로 한 듯하다”며 “본부에서 대학원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했고 계열 재조정을 포함한 구조조정안에 대한 어떤 협의과정도 없었는데 갑자기 소식을 들어서 놀랐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원우는 “한 해 내내 학생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던 기업형 탑-다운 구조조정 방식이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라며 “진정으로 학생들을 위하는 구조조정이라기에는 토론회도 한번 없어 밀실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대학원 계열별 선거, 기존 체제로 진행돼


변화되는 사안에 대한 충분한 공지가 이뤄지지 않아 학생을 비롯한 원내 구성원들이 그 대책을 마련하기에 충분치 못한 상황에 놓여있었다는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학원 계열별 선거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일반대학원총학생회(이하 원총)를 구성하는  특수대학원의 몇 개 계열을 포함한 기존 8개 계열(인문, 사회, 공학, 생명자원공학, 자연, 예술, 의약학, 교육)은 각 계열별로 계열대표를 선출해왔다. 현재 진행 중인 2011년 원내 대표 선거도 8개 계열을 기준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구조조정안에 의하면 2011년부터는 8개 계열이 5개 계열(표 참조)로 조정, 변화하게 된다. 따라서 8개 계열대표가 모두 선출된다 하더라도, 계열 구성이 바뀌기 때문에 그 대표성이 무의미해지거나 절차상에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에 박종수 부총학생회장(유아교육과 박사과정)은 “본부와 최대한 협의해서 구조조정과 별개로 원총의 중앙운영위원회 인원을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황지영 원총회장(유아교육과 석사과정)은 “원우들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계열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본부의 계열 분류와 별개로 기존의 계열들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의 8개 계열과 그것을 포괄하는 중앙운영위원회는 계열별 상이한 특성을 아우르는 학문공동체를 실현하는 것에 그 존재의미가 있다”며 “새로운 계열 구조는 연구중심 대학원을 만들려는 취지가 아니라 행정조직 개편에 더 큰 목적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덧붙여 “기존의 계열들은 충분한 자기성찰을 통해 학문단위로서의 자립성과 8개 계열을 고수할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고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진호 예술계열대표(서양화학과 석사과정)는 “실효성만을 기준으로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에 대한 반대가 우선”이라고 입장을 밝혔으며 “기존의 계열들은 그 특성과 사정조차 매우 달랐는데, 이에 대한 고민이 없는 구조조정 방안, 가령 인문/사회를 하나로 묶고 자연/공학을 하나로 묶은 구조조정 방안을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고 말했다.


구조조정에 관해 대학원 내부에서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상황이 이렇게 흘러온 주요한 원인 중에 하나다. 구조조정안은 대학원 홈페이지(caugs.cau.ac.kr) 공지사항을 통해 10월 당시의 계획안으로 한 차례 게시되었을 뿐 주체들이 모여 토론할 수 있는 공식적인 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 확정된 결과가 아니니 신중하게 지켜봐달라는 본부측의 요구는 설득력이 없다. 대학원 학문단위 개편방안은 2011년 전반기 입학생부터 적용될 예정이며, 현 재학생 혹은 휴학생과 논문학기를 앞둔 수료생 모두에게 당면한 현실이다. 개편될 구조조정 방안에 의해 현 일반대학원에서 예술전문대학원으로 소속이 변경될 예정에 있는 문화예술경영학과의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이상우 씨는 “대학원은 자신이 진학하는 학문단위에 대한 뚜렷한 목표를 가지지 않으면 들어올 수 없는 곳이며, 대부분의 학생들은 입학 당시 학과와 계열에서 보여주는 청사진에 기대를 품는 것”이라며 “당연히 학문단위 개편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고, 합의되지 않고는 진행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성한 교수(행정학과)도 “대학원 구조조정에 관한 합의가 진행될 수 있는 기회조차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결정 된 부분이 있다면 빨리 발표해서 구성원들의 이의제기를 통해 문제점을 수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 이상 대학원은 구조조정의 사각지대가 아니다. 모든 원내 구성원들이 ‘학문하는 자’로서의 문제의식을 갖고 구조조정에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이다.
 

박민정 편집위원  dentata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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