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호 / 제32대 대학원총학생회 정책국장(유아교육과 박사과정)

 

   불교경전 <백유경>에는 이런 우화가 있다. 옛날 어느 마을에 우둔한 사내가 살았다. 어느 날 그 사내는 이웃 마을에서 열린 잔치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국을 먹던 사내는 무언가 아쉬움을 느껴 주인을 불러 음식에 대해 불평했다. 그러자 주인은 부엌에서 하얀 가루를 가져와 국에 뿌렸다. 사내는 깜짝 놀랐다. 자신이 찾던 바로 그 맛이었기 때문이었다. 사내는 주인에게 하얀 가루의 정체에 대해 물었고, 그것이 바로 소금이었음을 알았다. 이후 사내는 소금이 모든 맛의 근원이라고 생각하며 소금만 먹다 죽었다고 한다.

   “효율성이라는 명분하에 다양한 가치가 공존할 수 있는가” 내가 던지는 물음은 이것이다. 의와 참의 정신을 교육이념으로 하는 중앙대학교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다양성이 존중될 때 가능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과 행정처리, 그리고 멀티 캠퍼스 사업에 대한 정보공유와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존중해 주기 바란다. 소금만 먹다 죽은 우둔한 바보가 되지 않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본부의 개혁과 구조조정에 대해 일반 원우의 입장으로 돌아가 고언 하고자 한다. 그간 학내는 여러 개혁으로 참으로 많은 발전과 변화가 있었다. 몇몇 건물들이 신축됐고 오래된 건물은 리모델링돼 학교 전체가 새로워졌다. 하지만 이런 변화 속에서 본교는 중요한 것을 간과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또 다른 주인인 2만 학우들과 교육주체들이다.

   신축된 도서관, 진일보된 학술 DB 시스템, 그리고 건물 신축 및 리모델링 등 많은 것이 효율적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변화만이 학교의 발전일까. 본부의 구조조정과 일방적인 행정처리 방식은 2만 학우들과 교육주체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효율성은 과연 소금인가. 그것은 절대 선일까. 다른 중요한 가치는 없는 것일까.

   약 5년 전 본교 교육대학원에 입학했을 때였다. 지금은 퇴임한 유아교육계의 석학 이원영 교수는 신입생 환영회 때, 교가를 부를 것을 제안했다. 이후로도 모임이 있을 때마다 교가를 제창하자고 했다. 노 교수께서  교가를 부르게 했던 이유는 바로 공동체 의식을 기르도록 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의와 참의 교육 요람에서 함께한다고 해도, 본부와 학생의 입장과 견해는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중앙대학교의 발전을 바라는 마음은 하나일 것이다. 서로 다른 입장과 생각을 가진 우리들이 교가를 부르며 하나임을 느꼈던 것처럼, 본부와 2만 학우, 교육주체 모두가 한마음이 되기를 희망한다. 본부가 2만 학우들과 교육주체들의 주인의식과 애교심을 배제하고 소금만 먹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저작권자 © 대학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