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준 /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한 가지 물음을 던져보자.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서 접하는 메시지는 문자인가. 혹은 이미지인가. 아니면 그 외의 다른 표현방식인가.  다른 차원으로 질문해보자.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서 접하는 메시지는 시각적 메시지인가. 청각적 메시지인가. 아니면 그 외의 다른 감각을 요구하는 메시지인가.

우리가 살아가면서 접하는 메시지는 문자, 이미지, 소리를 조합한 멀티-메시지이다. 이 메시지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시각과 청각의 요소만 있으면 된다. 이제 인식의 전환을 시도해보자. 과연 미디어를 접할 때,  다른 감각은 필요 없는 것일까.  단순한 물음이지만, 지금 우리네 미디어 환경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너무나 중요한 물음이다.

텔레비전이나 영화는 영상을 통해서 무형의 메시지를 현실인양 느끼도록 만든다. 맛있게 생긴 음식을 보면 침이 고이고, 무서운 장면을 보면 손발이 오그라든다. 이들이 통제하는 감각은 과연 어떤 것인가. 아마도 오감일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미디어를 조작하는 ‘작동자’들이 얻는 것은 시각과 청각이 전부인듯 느껴지게 하는 감각의 통제다. 이런 현상은 미디어가 등장하면서부터 시작됐고, 뉴미디어에서도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혼동하지 말자. 흔히 말하는 올드/뉴미디어의 표현은 서로 다를 바 없다는 것을. 다만 표현하기 위한 구성요소가 진화 혹은 퇴보한 것밖에 없다.

현대 미디어철학 혹은 미학을 이야기하는 몇몇 학자들은 지금 미디어의 표현양식을 탈문자의 양식으로 설명한다. 이들에 따르면, 우리가 접하는 미디어 메시지는 기존의 표현양식과 다르게 알파벳이나 가나다라와 같이 선형적 구조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파편적인 구조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새로운 표현방식이다. 이러한 탈문자시대의 특성은 메시지를 받는 사람들에게 어떤 기회를 제공한다. 텔레비전이나 영화를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들을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는 기저를 말이다.

미디어를 접할 때, 사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시각이냐 청각이냐 하는 문제가 아니다. 문자를 벗어나 새로운 문자, 그리고 새로운 표현양식을 만들어나가는 자율적 미디어 이용을 추구해보자. 그리고 우리만의 탈문자방식을 통해서 스스로를 표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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