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 편집위원 dentata05@hanmail.net

지난 3일, 대학교육에 저항해 새로운 배움의 장을 꿈꾸는 ‘자유인문캠프’의 서막이 올랐다. 제2의학관 511호에서 열린 자유인문캠프의 첫 번째 강연 ‘자유로울 수 있는 자유-신자유주의적 자유의 역설’은 ‘새로운 대학’을 시작하기 앞서 던지는 근본적인 몇 개의 질문, 그 중에서도 ‘자유’에 대해 고민하는 자리였으며 서동진 교수(계원디자인예술대)가 강연을 맡았다. 이 날 백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자유인문캠프의 문제의식에 지지를 보냈다.

서동진 교수는 신자유주의에서의 ‘자유’는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아니라,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자유라고 말하며, 자유를 위한 조건으로 개인의 책임과 안전에 대한 강박 등을 요구하는 것이 바로 오늘날의 자유국가라고 설명했다. 그러한 조건들을 토대로 오늘날 신자유주의에는 ‘자유로울 수 있는’ 특정한 사람들-가령 예측할 수 있는 위험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기업가들-이 등장하게 된다.

 또한 규정된 자유가 낳은 피해자-일례로 신용불량자-들을 해결하기 위해 개인들에게 공동의 책임을 나누게 하는 방식의 ‘연대’와 어떤 공동체도 가능하지 않게 만드는 애매한 ‘소셜네트워크’의 등장을 예로 들어 현 시대의 자유 개념들을 소개했다. 더불어 알 수 없는 미래를 신봉하고 그것을 임의로 앞당기는 것, 즉 미래를 셈의 고려 대상으로 넣는 것이 오늘날 자유의 또다른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서동진 교수는 이러한 신자유주의의 수사학적 자유에 대해 분석하며, “자유는 상상하거나 이념으로 지향되어야 할 무엇이 아니라 발견되어야 할 현실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자유인문캠프는 일방적인 구조조정과 취업 중심의 교육 등 대학의 존재 가치를 의심하게 만드는 사태들 가운데에서 대학의 의미를 다시 묻고자 기획됐다. 자유인문캠프 기획단인 최철웅 씨(문화연구학과 박사과정)는 “배움의 경계를 넘나드는 기회를 통해 즐겁게 공부하는 장을 자유롭게 만들어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기획의 취지를 밝혔다. 자유인문캠프는 ‘자유’와 ‘인문’, ‘대학’의 참다운 의미를 되새겨 보는 세 차례의 공개강연을 시작으로 철학, 역사, 문화, 예술 등을 넘나드는 여섯 차례의 인문학 기획강좌를 마련했다. 자유인문캠프의 강의는 12월 10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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