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기훈 / 사진학과 석사과정

   월요일이 되면 기상과 함께 분주해진다. 반은 정신이 나간 채, 반은 소풍가기 전 유치원생의 설렘을 가진 채 ‘무언가’를 한다.

   나의 이 ‘무언가’는 바로 화요일에 있을 사진비평수업에 제출할 사진 이미지를 생각하는 일이다. 사진 작업 기획을 기본 모태로 강의가 진행되는데, 학부 수업과 차별화된 점은 바로 순수사진창작에 관한 시간이 전적으로 주어진다는 점이다. 일주일에 세 과목씩 9학점을 수강하는데, 이는 석사 과정에 해당하는 연구 과목만이 그 대상이 된다. 학부 때는 졸업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관심이 없는 강의도 수강해야 하는 경우가 태반이지만 이에 비해 대학원 강의는 질적으로 우수하다.

   사진학과 ‘순수파트’ 전공 수업에서는 각자의 사진을 테이블 위에 펼쳐놓고 그 사진-이미지에 관하여 비평하는 시간을 갖는다. 담당 교수의 강의 방식에 따라 작업자가 단 한마디의 언급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미리 작업 계획서나 작업 서문을 나눠준 후 작가의 설명과 함께 작업물을 보는 경우도 있다. 사진비평 수업에서는 학생과 교수가 대등한 관계로 서로의 입장을 피력한다. 사진-이미지의 특성상 감상자 모두의 입장은 차이를 보이기 마련이다. 사진의 내용이 완전히 어긋나기도 하다가 제자리로 돌아오는가 하면, 조합이 맞지 않던 분석이 어느 곳에 와서는 괴이한 신빙성을 띄기도 한다. 하지만 신기한 점은 누구나 인정할 만한 좋은 사진에 대해서는 분명한 암묵적 동의가 형성된다는 점이다.

   대학원에는 사진학부를 졸업한 후 대학원 과정에 입학한 원생도 있고, 학부에서는 다른 학문을 전공했던 원생들도 있다. 사진을 보는데 훈련된 안목을 가지고 있는 동일 전공 출신의 원생들이 우수한 점은 사진-이미지가 현대적인 예술의 문맥에서 어떻게 유지되는지에 관하여 능숙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반해 비학부전공자들의 장점은 예술가 그 자체의 순수함에 있다. 그들은 작업동기가 부여되고 나서의 추진력과 작가의 진실성에서 분명히 앞선다. 이러한 일반적인 두 축을 벗어나는 몇몇의 특출한 학생들도 존재하는데 이것 또한 대학원에서 얻을 수 있는 큰 힘이다. 작업에 열의를 가진 우수한 동료를 발견한다는 것은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가장 어려운 일이다. 대학원은 이렇게 선택된 동료들과 심도 있는 내용을 연구한다는 것만으로도 분명 의미 있는 장소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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