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 편집위원

지난 8일, 아트센터 903호에서 132회 <중앙게르마니아>가 열렸다. 독어독문학과와 독일연구소가 공동주최하는 인문학 콜로키움 <중앙게르마니아>는 이 날 ‘우울’(발터 베냐민, <독일 비애극의 원천>)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번 학기 <중앙게르마니아>는 ‘감정의 문화사회학’이라는 대주제 아래 현대인을 지배하는 다섯 가지 감정으로 숭고, 우울, 진정성, 냉소, 불안 등에 주목, 이들이 갖는 문화사회학적 함의를 질문하고자 기획됐다.

이 날 발표를 맡은 이창남 교수(부산대)는 베냐민의 1928년 논문 <독일 비애극의 원천>을 중심으로, 바로크 비애극에 내재된 감정상태인 ‘멜랑꼴리’의 구조, 탈인격화의 징후로서 나타나는 비애상태와 알레고리의 정치학 등을 통해 ‘우울’의 다양한 맥락을 분석했다.  특히 바로크적 주권과 베냐민의 역사 개념 여덟 번째 테제를 연결해, 입헌적 비상 권력의 사용을 의미하는 ‘예외상태’가 결정-법 질서 안쪽-에서 배제되는 자들에게는 상례가 되며, 그것이 의미없는 파국의 연속으로 나아간다고 설명했다.

또한 애도의 제의 등 집단의 비애를 유도하는 ‘추도기간’을 예로 들어, 일체의 사회적 행위가 중단되는 예외상태에 은폐된 각종 암투의 혐의를 지적했다. 이를 통해 개인의 심리적 차원으로만 환원될수 없는 감정을 둘러싼 사회모순의 뿌리를 탐색했다.

콜로키움에 참석한 정미영 씨(예술대학원 문학창작학과 석사과정)는 “문학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사유의 외연과 폭을 넓히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감정의 문제가 내면의 문제로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회적 맥락에 닿아 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중앙게르마니아>의 다음 콜로키움은 오는 29일, 같은 장소에서 ‘진정성’을 주제로 열리며, 김홍중 교수(서울대)가 찰스 테일러의 <불안한 현대사회>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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