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진 / 일어일문학과 석사과정

올해는 학교가 여러모로 시끄러웠다. 말도 안 되는 구조조정을 반대하느라 학부생들은 새 학기를 만끽할 새도 없이 추위와 싸우며 천막농성을 벌였고, 어느 학생은 교직원을 다치게 했다며 학교를 다니지 못하게 됐다. 학부 총학생회는 정족수 부족으로 전대회를 열지 못해 뜻하는 바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절실한 것은 대학원총학생회(이하 원총)가 서는 것이다. 

얼마 전 대학원 건물에서 32대 원총의 정겫洸맛?후보 접수 대자보를 보았다. 이미 원총은 작년부터 후보자를 모집하지 못해 흔들려 왔고, 학기말까지 끝내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새 학기를 맞이했다. 이로 인해 현재 원총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31대 원총은 선거 때부터 충돌이 잦았다. 겨우 원총이 선 후에도 잊을 만하면 올라오는 비판적인 대자보 때문에 당시 원총은 무엇 하나 실행하기도 힘들어 했다. 계열사업 역시 원우들의 참여 유도를 위한 것들임에도 학술적 가치가 없다며 폄하됐고, 사업 또한 위축됐다. 이러한 상황들을 지켜 보았던 탓에 후보자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뿐 아니라 그 이전에도 원총은 원우들과 대치되는 입장에 서는 일이 많았다.  물론 원총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유의미한 일이다. 하지만 학생회를 비롯해 어떤 대표자도 모든 사람들을 100% 만족시킬 수는 없다. 원총을 비판하는 글들을 보면 문제의 해결점이나 개선방향을 제시하기보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 많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총은 계속 위축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연이어 원총 후보가 나타나지 않아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지금, 본 대학원에서는 사실상 총학생회 업무가 정지된 상태다. 다음 학기에 늦게나마 32대 원총이 서게 된다면, 원우들의 불만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하기 바란다. 31대 원총에게 부족했던 점은 반론에 대한 소극적인 대처였다고 생각한다. 어느 곳이든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완전한 만족은 없다. 다만 그 불만이 나왔을 때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불만의 목소리가 조금이나마 작아질 것이라고 본다.

또한 원총의 활동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대자보는 생각보다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원우 개개인에게 홍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원총의 여러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원우들과의 거리를 좁히고, 열린 귀를 가진 원총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원우들 또한 원총에 따스한 시선과 관심을 기울이기 바란다. 혼란스러운 학교 분위기에서 하루 빨리 다음 32대 원총이 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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