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5.5 화 23:34
기획사회
외교적 대안세력으로서의 시민환경운동하지원 / 세종대 기후변화센터 운영위원장
천선영 편집위원  |  gmlssjrnf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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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호]
승인 2010.06.03  00:2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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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월, ‘기후변화 국제행동의 날’을 맞아 코펜하겐 시내에 운집한 시민들
 
 
올해 코펜하겐 환경회의에서 지도적인 위치에 있는 각국의 정상들은 끝내 강제 가능한 형태의 뚜렷한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이는 전통적 형태의 토론으로는 우리 인류와 지구에 거주하는 전체 생명체의 미래를 위한 초국가적, 범세계적인 해결책을 이루어 낼 수 없다는 암울한 전망을 암시한다. 이미 근대화와 산업화에 성공하여 규제에 어느 정도 대비가 돼 있는 선진국들이 이제 막 근대화를 시작하거나 한창 진행 중인 개발도상국들에게 함께 환경 규제를 강화하자고 하니, 개발도상국 입장에서는 불공평하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어 합의를 이루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환경 규제에 대한 기술투자 및 규제로 인한 경제적 손실에 대한 선진국들의 보상이 수반돼야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인색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국가의 성립배경과 정체성에 관련한 문제가 제기된다. 본래 국가라는 형태의 정치체제는 내부적 의제에 대한 대응과 해결에는 합의를 이루기 쉽지만, 환경이나 빈곤과 같이 국경선을 넘어서는 협력과 합의, 양보와 희생의 과제에 대해서는 효과적인 대응이 어렵다. 이는 오늘날 대표적인 정치체제인 민주주의에서도 그렇다. 각국의 정부들은 당장의 (좀 더 정확하게는 선거에서의 표를 의식한) 현실정치 상황과 경제위기에 따른 국내 정치적 상황에 민감하기 때문에, 환경과 같이 어느 정도의 양보와 공통의 희생이 필요한 문제에는 확실하고 단호한 태도가 아닌 애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실질적 환경외교의 필요성
인류가 이러한 이기주의와 자가당착에 빠져 무기력한 토론만을 하고 있는 중에도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빙하는 급속히 녹고 있으며, 우리 주위의 생물종들은 미증유의 속도로 멸종되어 가고 있다. 나는 여기서 각국의 깨어있는 지식인과 시민들이 주축이 되어 새로운 환경운동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사상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위기를 불러온 기존의 산업주의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사상운동은 이미 일부 서구 국가에서 NGO와 같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가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에 있어 시민단체의 역할이 이를 보충할 수 있으며, 이들이 잘 다듬어진 의제를 가지고 대중운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문제에 대한 큰 틀에서의 주체는 결국 정부이며, 기본적으로 환경문제는 정치와 관련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러한 시민운동은 현실 정치에 영향을 주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이는 국제 정치외교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실정치에 묶여있는 각국의 정부를 대신하여 보다 대의적이고 거시적인 틀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고, 다른 나라의 시민단체들과 연대하여 공감과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제3의 세력으로서의 시민운동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다.

가장 ‘작은 단위’의 역할이 중요
그렇다면 이러한 시민운동과 국가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국가 간의 다양한 문제는 주로 외교라는 국제정치 형태를 통해 다루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외교의 주요 행위자는 ‘국가’이지만, 환경외교의 주요 행위자는 국가만이 아니다. 탈근대적인 외교의 전형이라고도 볼 수 있는 환경외교는 더 이상 국가의 역할에만 매달리지 않는다. 해당 국가의 정당과 정부를 움직일 수 있고, 나아가 국제적 연대를 통해 문제 해결을 꾀할 수 있는 시민단체의 역량이 환경외교에 중요한 행위자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미 국가 중심의 환경외교가 여기저기 위기에 봉착해, 그 대안으로 국가보다 더 작은 단위들의 환경 관련 움직임들이 각광받고 있다. 한 예로 세계의 많은 도시들이 온실 가스 감축을 위한 협약에 나섰고, 그 아래에서는 수많은 시민단체들이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국가의 역할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국가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커졌다고 볼 수 있다. 국제 협약에 서명을 하는 주체가 국가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제 국가는 시민단체들의 활발한 활동을 돕는 서포터의 역할을 자처해야 한다. 국제적 무대에서   국가가 펼칠 수 없는 주장은 시민단체들을 통해 그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새로운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이들이 국제무대에서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외교적 목표를 추가로 가져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국제정치 무대에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특히 최근 성장한 경제적 위상에 걸맞은 국제적 책임과 국제 문제에 대한 대안적 방안을 내놓을 수 있는 외교적 노력, 그리고 이에 필요한 역량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고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다른 나라의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면, 이 시대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사상적 토대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시민운동이 정부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라는 전통적인 기능에만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 특히 환경시민운동은 대중과 유리되지 않아야 한다. 대중을 장기적으로 이끌고 현실정치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단순한 구호 차원을 넘어서 깊은 철학적, 사상적 기반을 마련하고, 당면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으로는 대중을 효과적으로 참여시키는 동시에 밖으로는 앞서 말한 외교적 대안 세력이 되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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