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정 / 연극학과 박사과정

 

 

 

 

 

 

 

 

 

 

 

 

기도(Oraison)>의 원작자인 페르난도 아라발은 스페인 출신의 희곡 작가입니다. 아라발의 희곡들은 종종 부조리극으로 분류되며, 동시에 제의성, 환상성,잔혹성을 지닙니다. 아라발의 불우한 유년시절은 작품의 근간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는 어릴 때 스페인 내전을 경험했고 장교였던 그의 아버지는 사상 문제로 체포되는데, 알고 보니 아버지를 고발한 사람은 어머니였습니다. 그것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었지만, 아라발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게 됩니다. 또한 가톨릭 수도원과 학교의 엄격한 교육 속에 형성된 그의 뿌리 깊은 죄의식과 억압은 사도-마조히즘적 행위, 살인과 폭력을 자행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해소됩니다.


각색을 통해 이소정 원우(연극학과 석사과정)가 연출한 단막극 <기도>의 기저에는 ‘죄의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릴베와 휘데오는 자신들이 죽인 아이의 관을 옆에 두고 성경을 읽으며 착하게 사는 ‘놀이’를 시작하려 하지만 결국 시들해집니다. 두 인물은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사람 같지 않은 천진난만함을 보여주는데, 이는 아이처럼 순진무구한 눈을 통해 ‘선’과 ‘도덕’ 등 사회적 가치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입니다. 죄의식이라는 주제를 고수하며, 무대와 장면 구성에서 동시대 관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양식으로 변화를 준 본 공연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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