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12.9 수 12:16
기획과학
존 발리, <레오와 클레오>이창우 / 영화평론가
박휘진 편집위원  |  whyj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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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호]
승인 2010.06.02  22: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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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이 미용실에 한번 갔다 오는 것만큼이나 저가의 간편한 일이고 언제든지 반복할 수 있게 된다면, ‘젠더’ 문화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사건은 자연의 변화가 문화의 표면을 뚫고 나오면서 발생한다. 단편소설인 <레오와 클레오(원제 <options>>는 신체의 성적 변화와 부부 헤게모니 문제 사이의 함수관계를 다루고 있다. 

달 거주지는 노동력 부족으로 모든 사람이 직장 일을 해야 하지만, 양육 시스템은 미비하다. 클레오는 건설현장의 수석 기사면서도 (직장에서!) 아이 셋을 차례로 수유하며 길러낸다. 남편 쥴즈와의 양육분담이 불공평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녀는 이를 정확히 의식하지 않는다. 소설은 성전환의 동기를 미묘하게 기술한다. 최초의 동기는 “남성의 관점에서 세계는 어떻게 보일까”라는 순수한 호기심이었다. 그녀는 먼저 “가벼운 단계”로 가슴축소 수술로 수유를 멈춘다. 이는 그간 양육분담과 섹스체위에서 쥴즈에게 유리하게 이어져 온 상황을 문제제기하는 계기가 된다. 선천적 성으로 고정된 사회적 위치의 지루함이 그녀에게 ‘호기심’으로 표현됐다면, 자연스럽게 보였던 문화의 장막은 몸의 변화 뒤에야 엷어지면서 애매했던 문제의식이 선명해진다.

아내의 완전한 성전환을 앞두고, 순둥이지만 고정적 성역할론의 충실한 대변자인 쥴즈의 이런 질문은 당연하다. “엄마가 남자로 바뀌면 아들딸들의 장래 성정체성은?”, “우리의 부부생활은?” 클레오가 남자인 레오로 바뀐 후 아들은 무관심하며 딸은 어머니를 따라 남자가 되겠다고 나선다. 이성애자인 쥴즈는 레오와 섹스하지 않지만 같은 침대를 쓰는 동성 친구 사이가 된다(여기에서 이 소설은 섹스와 가족주의를 넘어서는 부부애에 대한 어떤 진정성을 가정하는 듯하다).  

부부가 다른 애인과 데이트하는 것이 정상규범인 달세계에서 레오는 이전에 남자였던 여성과 섹스 후 이런 충고를 듣는다. “레오, 사회에서 기대하는 류의 남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요. 나는 내 자신의 남성적 자존심을 깨부수는 데 일 년이 넘게 걸렸어요. 남자가 되지 말고 대신에 남성인 인간이 되도록 하세요.” 몇 달 후 레오가 여성인 나일로 바뀌어 나타났을 때, 쥴즈는 “당신을 다시 보게 되어서 정말 좋아. (하지만) 난 레오를 좋아했어”라고 털어 놓는다. 그러나 우리는 나일을 “다시 보게 된 클레오”가 아니라 제 3의 인물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동일성의 지속을 의미하는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야말로 그/그녀가 추구해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클레오에서 레오, 그리고 나일이 ‘되기’는 ‘완전한 변신’이나, ‘누적적 발전’이 아닌, 뒤의 것이 이전 것을 포함하는 관계다. 일관성이 있다면 그 셋은 주어진 현재시점에서 언제나 ‘선택권을 가진 나’라는 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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