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원 편집위원 gspressljw@gmail.com

지난 3월 ‘소주병 공용화’ 시행이 결정됐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우리가 가장 많이 마시는 360ml 용량의 소주병을 국내의 모든 소주회사가 동일한 형태로 제작, 사용하고 공동으로 재활용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생산비용 절감이라는 경제적 혜택뿐 아니라, 연간 6만 9천 톤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죠. 안 그래도 요즘 ‘기후변화’나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이 반가운 소식 속에 사람들은 더 자주 소주를 찾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지금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요.

하지만 이것이 그저 자기만족이라면 어떨까요. 지구의 현재와 미래의 문제들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분석하는 국제 네트워크 TNI(Transnational Institute)의 활동가인 케빈 스미스는 일련의 ‘탄소 상쇄’를 내거는 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마음의 위안’을 팔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기업들이 찍어 낸 ‘에코 백’을 구입하고 공용화된 병에 담긴 소주를 마시는 것은 실제 기후변화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많은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일부 기업들의 사회적 책무를 숨기는 효과도 가져온다고 하네요. 때문에 스미스는 “기후변화를 막는 진정한 해결책은 사회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지지하며, 사회 시스템을 바꾸는 운동에 시간과 열정을 쏟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손쉬운 방법으로 ‘녹색’을 실천하려는 태도가 ‘눈 가리고 아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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