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복 / 정치외교학과 박사수료

  지난 268호에 윤영환 비상대책위원장이 “작년 한 해 그토록 불만에 휩싸여 대학원을 대자보로 도배하시던 분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지 궁금”해 하였기에, ‘도배질’하던 사람들 중 한 명으로서 입장을 밝힌다.

  그는 원총의 잘못된 점을 비판했던 우리들을 ‘불만분자’로 폄하했다. 또한 하일성과 이승엽의 은유를 통해 올해 원총이 건설되지 못한 책임을 우리에게 묻고 있다. 과연 그런 것인가? 아니다. 32대 원총건설 무산은 권한만을 내세우고 원우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은 31대 원총과 중운위의 오만과 독단, ‘대표성’과 ‘책임성’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대한 그들의 무지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본인은 이들의 잘못된 인식과 태도, 비민주적 의사결정의 문제점을 수차례 지적했다. 일례로 작년 상반기 정기감사위원 지원시 “기존에 있던 무관심에 불신이 더해져 더욱 안 좋은 상황으로 진행될 경우 학생회 존립기반은 취약해질 수밖에 없”음을 상기시키면서 감사위원 선정에 공정을 기할 것을 권고했다. ‘독단적’ 중운위가 아닌 ‘민주적’ 중운위를 요구했던 것이다. 그러나 중운위는 선임권을 명분으로 비판적 인사들을 정기감사위원에서 탈락시켰고, 이유를 묻자 사리에 맞지 않는 논거로 자기방어에만 급급했다.

  중운위는 지난 8월 임시감사에서도 자신들의 비민주성을 드러낸 바 있다. 임시감사는 29대 원총 회계자료에서 누락된 전산실 관리위원 장학금 9백만 원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것으로, 153명 원우들의 서명을 받아 대표 3인이 발의했다. 그러나 중운위는 선임권을 주장하며 대표발의자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또한 임시감사를 통해 29대 원총 간부들이 장학금 9백만 원을 임의로 사용한 것이 드러나, 임시감사위원회는 증빙자료제출 거부로 사용처가 증명되지 못한 690만 원의 환수, 관련자들의 사과문 게재, 제도의 개정을 31대 원총에게 권고했다. 그리고 한상훈 31대 원총회장은 지난학기 전체대표자회의에서 이를 책임지고 이행하겠다고 공언했으나, 결국 공언(空言)에 그쳤다. 또한 임시감사 자료집도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에는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았다.

  이렇게 부정에 눈감는 대표자들을 누가 신뢰하겠으며, 아무리 문제제기를 해도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누가 학생회에 애정을 갖겠는가 허구적 권위를 지키려다 진짜 주인을 소외시키는 우를 범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단순한 의견개진을 하려는 원우에게도 원총 홈페이지에 가입해야 하는 열정을 강요하고, 싸이월드 다이어리 같은 ‘부총 다이어리’의 “초라한 조회수”만 탓하는 이들이 내건 기치는 역설적이게도 “소통”이었다.  29대부터 자라난 ‘비민주성’이라는 악성종양은 깊고 넓게 퍼져있다. 이것이 만사의 근원이었으며 그 중심에 중운위, 특히 회장단이 있었다. 남 탓하지 마라. ‘사필귀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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