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이티칸도안 / 경영학과 석사과정

 

베트남을 떠나 한국에 온 지 2년 반이 되었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기간 동안 많은 것을 체험했고, 재미있는 추억들도 만들었다. 물론 고생도 좀 했다. 특히 한국어를 잘 알지 못해서 생기는 크고 작은 오해는 시시때때로 나를 괴롭혔다.
  대학원에 입학해 처음 수강신청을 할 때의 일이다. 학부 시절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은 나는 5개의 선수과목을 신청해야 했다. 그 중 하나가 경영조직론 수업이었는데, 담당교수 항목에 ‘추후배정’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당시 나는 ‘추후배정’의 뜻을 몰라서 막연히 어느 외국인 교수님의 이름인 줄만 알았다. ‘추후배정’의 발음이 왠지 일본인이나 중국인의 이름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날 집으로 돌아와 함께 자취하는 베트남 친구에게 “나 이번 학기에 한 과목은 외국인 교수님과 수업한다”고 말했다. 친구는 “그럼 영어로 수업하겠네. 더 어렵겠다”라며 어느 수업이냐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수강신청표를 보여주며 경영조직론 수업을 가리켰다. 그런데 친구가 갑자기 박장대소하는 게 아닌가. 나는  당황하여 왜 웃느냐고 물었다. 친구는 ‘추후배정’은 사람 이름이 아니라 ‘나중에 배정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해주었다. 나는 그제야 친구와 함께 웃을 수 있었다.
  당시의 실수는 너무 재밌어서 아직도 그때의 일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도 대학원을 다니는 동안 한국의 문화를 다양하게 체험하면서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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