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환 / 대학원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

   이미 공지한 바와 같이 이번 학기 대학원총학생회(이하 원총)는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로 굴러간다. 우리(제31대 원총)를 대신할 제32대 원총이 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작년 한 해 그토록 불만에 휩싸여 대학원을 대자보로 도배하시던 분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지 궁금하다. 하일성은 해설이나 하는게 어울리지 애시당초 이승엽이 될 자질이나 의지는 없었던 것일까. 아무튼 은퇴 후 해설자가 되고 팠던 나의 소박한 바람은 보기 좋게 무산된 셈이다.

  원총 홈페이지의 3월 9일자 ‘부총 다이어리’의 초라한 조회수를 보건대, 비대위 체제의 원총이 어떤 식으로 굴러갈 것인가에 대한 인지가 원우들에게 아직 부족하실 듯 싶다. 비대위는 새로운 원총이 선출되지 않아 비상이 걸린 상황을 수습하기 위한 임시 기구다. 기존에 운영하던 원우들을 위한 사업들을 갑작스레 철회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일시적인 필요로 구성된 것이며, 과거에는 2006년 상반기에서 이와 유사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원총의 업무는 사물함 대여, 전산실 운영, 열람실 관리 등 일상적인 사업에 국한된다. 문의하시는 분들이 많아 말씀드리자면 연구성과지원금은 예년처럼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다시 말해 이번 학기 원총은 이전에 비해 매우 제한된 기능만을 수행하게 된다. 원우의 손으로 뽑힌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표성이 결여되어 있고, 애시당초 제32대 원총으로 할당되어 있던 예산을 비대위가 임의로 사용하는 자체가 논란의 여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각 계열대표가 무사히 선출되었다는 점이 다행스러운 일이 아닌가 싶다.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가 구성될 수 있다는 것은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최소한의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비대위와 관련된 모든 사항들도 일차적으로 중운위를 통해 결의됐고, 이후 전체대표자회의를 통해 인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올 한 해는 학내 구조조정과 관련한 문제가 크게 이슈화되어 원우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학부 중심의 개편이 이루어진다고는 하나 대학원도 이를 따라가니 자유로울 수는 없을 터, 원총의 책임과 역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제32대 원총의 출범이 무산된 것은 이런 의미에서도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각 학과 또는 계열별 입장이 판이하게 다르긴 하지만 이들의 조화를 이끌어내고 대변할 주체는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대위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는 어떠한 명분도 자격도 부족하다. 모쪼록 다음 학기에는 새로운 원총이 무사히 출범할 수 있길 바라며, 비대위 차원에서도 이의 실현을 위해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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