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문과대 교수 집담회

교수들의 보다 넓은 연구를 위한 노력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지난 3월부터 격주마다 열리는 ‘문과대 교수 집담회’는 학문 간 소통을 위해 마련되고 있는 자리다. 이 집담회는 정정호 문과대학장(영어영문학과 교수)이 추진한 것으로, 교수들이 한 데 모여 가벼운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서로의 학문을 공유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정정호 학장은 “우리의 학문 풍토가 점점 분과학문 안에 갇혀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이러한 자리를 통해 학문적 소통과 인간적 소통을 이룰 수 있고,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돼 연구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집담회의 의의를 설명했다.

지난 25일 열린 열두 번째 집담회에서는 송일기 교수(문헌정보학과)가 자신의 연구 분야인 ‘서지학’에 대해 그 기원과 역사를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자리를 함께 한 교수들은 자연스럽게 질문과 토론을 나누며 서로의 관심사를 확인했다. 정정호 학장은 문과대에 교수만 90여 명이지만 막상 서로가 무엇을 연구하는지 잘 모른다며 “문과대는 토대가 인문학, 인간이니만큼 더 대화를 나누고 소통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학계에서 유행중인 학문의 ‘융·복합’과 ‘통섭’을 무조건 따른다기보다는 인간 자체가 종합적이고 복합적이기 때문에 학문 간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집담회에 참석한 교수들은 취지가 좋고 배울 것이 많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교수들의 참석률이 그리 높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25일 집담회에도 참석한 교수는 10명 남짓이었다. 이에 정정호 학장은 “아무래도 교수연봉제가 도입되면서 교수사회의 분위기가 경쟁적으로 흐르기 때문인 것 같다”며 교수들이 실적에 쫓겨 바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과대는 본교 창립기부터 존재한 단과대학으로, 그 역사만큼이나 학문 간 연계를 위한 연구소들이 많이 자리하고 있다. 정정호 학장은 이러한 연구소들을 포괄할 수 있는 큰 틀의 ‘인문사회과학원’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며 “우리 문과대는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인문사회 연구업적 5위를 차지하는 등 그 저력이 상당”한 만큼 앞으로도 교수들이 학문적 소통을 이룰 수 있도록 꾸준히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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