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섭 토론회 취재

 
지난 7일 이화여대에서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원장 김세균), 이화여대 통섭원(원장 최재천)과 한국과학기술학회(회장 김동광)가 모여 ‘부분과 전체: 다윈, 사회생물학, 그리고 한국’이라는 주제로 연합토론회가 열렸다. 김세균 교수(서울대 정치학과)는 “통섭에 대한 논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자는 게 이번 토론회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오전 주제발표에서는 사회생물학을 기반으로 환원주의, 문화, 심리, 한국의 통섭 현상 등 다방면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고, 오후 토론회에서는 십수 명의 전문가가 한데 모여 앉아 통섭에 대한 의견을 쏟아냈다. 우선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을 번역하여 국내에 ‘통섭’의 개념을 처음으로 소개했던 최재천 교수(이화여대 에코과학부)는 “‘consilience’의 번역어로 ‘통섭’을 고르는 데만 1년 반이 걸렸다”며 학문적 접근에의 신중함을 밝히는 한편, “윌슨의 철저한 환원주의적 통섭에는 동의하지 못하지만 방법론적으로 이를 대체할 것을 아직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대체로 환원주의 방법론이 기존 과학계에 기여한 바는 인정하면서도 일방적 강요와 신봉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환석 교수(국민대 사회학과)는 “환원주의는 요소론적 접근이기 때문에 복잡성을 무시하게 된다. 사회과학적으로 발전시킬 새로운 방법론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사회자인 홍성욱 교수(서울대 생명과학부)는 “관계성, 복잡성 등 비환원적 방법으로 대변되는 것이 아마 인간사회인 것 같다”며 통섭의 방법에 있어 새로운 상상력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정리했다.

청중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식약청에 근무한다는 한 청중은 “인간의 복잡성이 환원주의에 대한 대안이 될 수는 없는지”를 질문했고, 또 다른 청중은 “환원주의와 복잡성이 반드시 대척점에 있지는 않다”며 “환원주의를 인정하되 복잡성을 설명방법에 추가하는 방향이 옳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토론자로 참가한 장대익 교수(동덕여대 교양학부)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옆으로 가로지르는 통섭일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논의들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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