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12.9 수 12:16
기획과학
GNR 혁명이 뒤흔들 세계 헤게모니이득재 / 대구가톨릭대 러시아어과 교수
이지원 편집위원  |  gspresslj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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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호]
승인 2009.11.03  19: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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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NR 혁명이 온다 : ④GNR 혁명과 국가정책
미국의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21세기 전반부에 ‘GNR 혁명’이라는 것이 일어나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새로운 물결을 창조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GNR이라는 신기술을 통한 급진적인 변화가 일어날 때 국가적 차원에서 이를 어떤 방향으로 관리할 것인지, 자본의 논리는 이에 어떻게 접합될 것인지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소가 사료를 더 잘 흡수할 수 있도록 하는 나노사료 같은 얘기는 요즘 흔한 것이다. 나노논리를 연구하는 밀번과 같은 사람은 분자들의 재배치 기술에 따라 나무의자가 인간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분자혁명과 준비된 미래>의 더글러스 멀홀에 따르면 호모 사피엔스는 로보 사피엔스, 호모 프로벡투스(인공지능이 고도로 발달된 인간형태)로 변할 것이다. GNR 혁명이라는 말을 본격적으로 퍼뜨린 레이 커즈와일은 2029년에는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의 수준을 몇 십억 배 넘어서는 일이 벌어지고, 특이점을 통과하는 2043년이면 과학기술의 수준은 정점으로 치닫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과거 SF소설에서 윌리엄 깁슨이 사이버스페이스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이후 우리는 실제로 사이버공간 안에 살고 있다. SF소설이든 미래학이든 현실은 실제로 그렇게 변했고, 따라서 커즈와일의 주장도 허무맹랑하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때문에 앞으로 GNR 혁명의 주도권을 누가 쥐는가에 따라 21세기 패권의 향방이 갈릴 것이다.

과학기술과 자본주의의 역학

과학기술은 소리소문없이 폭발적으로, 커즈와일의 말대로 하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현재 나노기술에 대해 말하는 것은 이미 늦은 이야기다. 미래학자인 토플러에 따르면 이미 세계의 과학기술 수준은 10-9분의 1미터인 나노기술이 아니라 10-²⁴분의 1미터인 욕토(yocto) 단위로 나아가고 있다. 가와모토 마츠노가 규정한 일본의 고고학(敲敲學) 연구 성과에 따르면 인간의 생명체를 만드는데 필요한 아미노산 합성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따라서 이런 식이라면 게임에 나오는 것처럼 호모 프로벡투스들이 호모 사피엔스를 노예로 거느릴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그런데 문제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는 이러한 과학기술이 문화·정치적으로 어떤 함의를 갖고 있고 자본주의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최근의 신종플루 현상처럼 이미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인해 바이러스의 변종이 생겨나고 있고 과학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의 변이속도가 의학의 통제수준을 넘어서는 역설적인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 그러므로 이렇게 예상할 수 있다. 과학기술의 수준이 아무리 높더라도 세계자본주의의 문제 내지는 마크 데이비스가 말하는 지구의 슬럼화 현상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한편으로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세계를 패권경쟁에 뛰어들게 하고 그에 따라 지구적으로 경제적 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GNR 혁명이나 유전자치료기술 덕택에 인간의 수명이 무한 연장되는 것이 긍정적인 것인지 아닌지도 사실은 판단하기 어렵다. 신자유주의 경제 시스템으로 인해 과학기술의 결과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가속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멀홀이 말하는 분자혁명이나 커즈와일이 말하는 GNR 혁명 등 과학기술 혁명에 바탕을 둔 자본주의를 가리켜 ‘인지자본주의’라고 한다. 필자의 견해로는 맑스가 말한 대로 제조업 중심의 제1부문 시장에서 금융업 중심의 제2부문 시장을 거쳐 인지자본주의에 바탕을 둔 제3부문 시장이 이미 형성되고 있고, 그 폭 또한 증가하고 있다고 본다. 현재 서서히 커지고 있는 제3부문 시장은 곧 50조 달러 수준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다. 이는 전세계 CDO(부채담보부증권) 시장 규모가 43조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결코 작은 시장 규모가 아니다. 이러한 ‘인지자본’ 시장에서는 현재 미국과 일본이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 2012년 2천 9백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바이오제약 시장, 2020년 7백 10억 달러 규모에 이를 로봇시장 등에서 미국과 일본은 선두경쟁을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최근 다우지수의 급락, 달러 약세화 등이 점쳐지면서 헤게모니의 약화 내지는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의 지위 하락 국면을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1세기 후반 커즈와일의 말대로 GNR 혁명이 특이점을 통과하는 순간 이로 인해 형성될 엄청난 시장은 기존의 제조업 중심의 달러 환류 현상이 아닌 인지자본주의 하의 달러 환류 현상을 만들어낼 것이다.

견고한 미국 헤게모니와 우리의 미흡한 대처

인지자본주의 하에서 파생되는 문제는 GNR 혁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이는 GNR 혁명과 연동된 다양한 부문에서 미국이 독점적으로 누리고 있는 지적 재산권의 문제, 정보재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론을 내릴 문제이다. 때문에  한두 부문에만 초점을 맞추어 미국 헤게모니의 약화를 단정짓는 것은 무리라고 여겨진다. 최근 아시아에서 나타나고 있는 거품 시장이 미국 등 자본주의 선진국들이 자국의 위기 돌파용으로 만들어낸 것임을 고려할 때 미국 헤게모니의 독점적인 지위가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경제는 화폐 경제와 비화폐 경제로 나누어진다. 미국이 오늘날 금융자본주의에서 겪는 위기는 50조 달러 규모에 이르는 화폐 경제에서의 위기다. 문제는 인지자본주의를 비롯한 비화폐 경제에서 지속적으로 미국 및 일본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점에 있다. 크게 보면 GNR 혁명은 비화폐 경제의 일부에 불과하다. 소위 말하는 지식기반경제 전체가 비화폐 경제에 속한다. 50조 달러 규모에 이르는 비화폐 경제에서 과학기술의 발전에 바탕을 둔 미국은 지능형 인프라, 바이오제약, 핵융합과 수소에너지, 군무인화(軍無人化), 나노소재, 인지과학 등 6대 GNR 기술 분야에서 국가정책을 추진한지 이미 오래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세계의 추세를 외면한 채 ‘녹색성장’만을 외치는 것을 듣고 있자면 우리가 나아갈 길은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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