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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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일촌] 도시공학과 & 문예창작학과도시의 광장, 인문학의 광장
이지원 편집위원  |  noru9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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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호]
승인 2009.09.22  21: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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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0007 김소라 / 도시공학과 석사과정
 

광장은 ‘공공의 공간’으로서 도시와 시민의 사회·문화·정치적 정체성과 역사를 담고 있는 장소이며 만남의 공간이자 상징적 장소로 도시의 중요한 옥외행사가 행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넓은 의미의 자유공지라는 개념으로서는 공원과 그 목적을 같이 하는 경우도 있으나, 도시생활에서는 정치적·경제적 또는 교통상의 의의뿐 아니라 문화·보건상의 목적으로도 적정규모의 광장이 필요하다.

도시라는 공간 속에서 광장을 계획하고 설계할 때는 광장이 갖고 있는 기능과 설치목적에 따른다. 예를 들어 서울역 광장은 역전의 교통 혼잡을 방지하고 이용자의 편리를 도모하기 위한 ‘교통광장’으로 구분하며, 광화문 광장을 비롯하여 도심 속에 자리잡고 있는 대부분의 광장은 시민의 휴식·오락·경관과 도시공간의 보전을 위한 ‘미관광장’으로 구분한다.

서양의 도시에서는 광장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도시가 형성·발달되기도 하였고, 그 후 광장은 여러 가지 사회문화적 역할과 기능을 수행했다. 역사가 깊은 도시에서 광장이 발달한 모습이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근에는 광장이 보행친화적인 도시설계와 다양한 커뮤니티 형성의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프랑스 낭시의 ‘스타니슬라스 광장’과 같은 관광 상품의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시의 계획 및 설계에서 광장은 단순한 공간적 영역으로부터 다양한 성격과 효과를 나타내는 구현의 공간으로 확대되는 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 즉, 설계에서 물리적 공간의 형성으로 인한 다양한 사회문화적 역할과 기능을 형성해 나가는 것이다. 또한 도시 디자인과 환경의 측면에서 광장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대 도시설계에 있어 광장은 수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장소로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이며, 이러한 광장의 특징을 물리적 공간에 접목하는 것이 도시공간학에 있어 ‘광장’이 주는 연구과제이다.



No.0007 이자화 /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

아고라. ‘모이다’라는 뜻의 어원을 가진 이 단어는 고대 그리스 도시 국가의 중심에 있는 광장을 일컫는다. 아고라는 일상생활이 이뤄지는 시민생활의 중심지로, 오늘날에는 공적인 의사소통이나 직접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말로도 사용된다. 국내 한 포털사이트에는 ‘아고라’와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인터넷 토론 공간이 있다. 인터넷 상의 시민, 즉 네티즌이라면 누구나 이곳에 논제를 내거나 청원할 수 있다. 한 통계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만 6세 이상 국민 중 77.1%가 인터넷을 사용한다고 하니 시대의 변화에 발맞춘 새로운 형태의 광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이곳에 한 대중 가수에 대한 자살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은 곧 다른 네티즌의 신고와 항의에 의해 삭제되었지만 섬뜩한 발상에 이미 상당수의 네티즌이 동의의 뜻으로 서명을 남긴 후였다. 이를 보며 고대 아고라에서 행해진 시민들의 의사결정방법 중 하나가 떠올랐다. ‘도편추방제’가 그것으로, 시민들이 위험인물이라 여기는 사람의 이름을 직접 적어내고, 개표 결과 득표수가 기준치를 상회하면 대상자를 10년간 국외로 추방하는 제도다.

시민의 개념이나 사회 구조가 다르다는 점에서 두 광장을 비교·대조하려는 시도는 무모할지 모르나, 두 광장이 어느 지점에서는 상당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도편추방제는 결국 본 취지와 다르게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정쟁에 이용되었다. 건강한 논의 대신 손쉬운 익명 투표를 이용한 결과, 직접 민주주의를 이용해 사회 질서를 유지하려던 광장의 시도는 실패로 막을 내린 것이다. 오늘날 인터넷 광장에서 사람들은 얼굴을 마주보는 대신 로그인을 하고, 대화하는 대신 댓글을 단다. 대화를 대신한 글은 손쉽게 업로드 되고 삭제되며 또한 복제된다. 사람들은 아이디와 대화명 뒤에 숨어 손쉽게 찬성, 혹은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 인터넷 가상공간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논의 대신 싸움이 일고, 반대 대신 비난이, 찬성 대신 찬양이 이어진다. 이 시대의 광장에서도 건강한 논의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대로라면 광장의 미래가 어둡게만 보인다. 광장의 주인은 과연 ‘나’인가 ‘너’인가, 아니면 ‘우리의 의견’인가. 건강한 광장의 모습을 고민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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