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희 / 심리학과 석사과정



  아마도 대학원생활에서 가장 많이 하게 되는 것이 밤샘이 아닐까 싶다. 수업과제, 혹은 논문준비에 쫓기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나는 흑석동 221번지 하숙생이 된다. 처음엔 ‘오늘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일산 끝에 자리한 우리 집은 학교에서 무려 1시간 40분. 길 위에서 3시간을 넘게 보낼 생각에 어김없이 나는 오늘도 학교에 주저앉아 짐을 푼다. 이러한 생활을 반복하며 느낀 것은 조금의 노하우만 알게 되면 사실 학교는 집처럼(?) 편한 곳이라는 것이다.


  학교에서 밤샘을 하는데 집처럼 편안함을 느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일명 ‘쓰레빠’라 불리우는 슬리퍼가 가장 중요하다. 특히 우리의 폭신폭신 ‘삼선쓰레빠’는 대학원생의 필수 아이템이리라. 그리고 아무리 더운 여름날에도 새벽의 차디찬 공기는 언제나 열람실 창문 너머 밀려온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이때를 위해 무릎담요를 준비한다면 좀 더 따뜻하게 새벽공부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서 컴퓨터 혹은 책을 봐야하기 때문에 우리의 척추가 오그라드는 것은 당연지사. 쿠션을 하나 준비해서 등에 받쳐주면 허리를 보호해줄 수 있다.


  또 하나의 정보. 밤을 새고 다음날 또 다시 학교에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그렇다. 우리는 씻어야 한다. 이럴 때를 대비하여 학교 샤워실 정보를 알고 있다면 매우 유용하다. 여학생 샤워실 위주로 말하자면, 학관 지하1층 교직원식당 옆에 있는 샤워실은 칸마다 문이 따로 설치되어 있어 남의 시선 의식하지 않고 여유롭고 편하게 씻을 수 있다. 오전 5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열리며 비교적 깨끗한 편이다. 그러나 단점은 역시 대학원에서 멀다는 것. 대학원에서 학관까지 걷는 시간조차 아까운 학우는 교수연구동 지하 1층에 있는 체육관 샤워실을 이용하면 된다. 물론 이곳은 여럿이 한 번에 씻을 수 있는 구조이기에 사적인 공간이 따로 없을 뿐만 아니라, 오전 6시부터 오전 9시 30분까지만 일반학생들에게 개방된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빨리 씻고 다시 열람실로 돌아올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샤워실을 이용하기 위해 평소에 목욕용품과 수건을 사물함에 구비해 놓는 센스!


  마지막 팁. 대학원열람실에서 밤샘을 할 경우, 출입카드를 발급받아야 새벽에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다. 직업정신 투철하신 우리의 수위아저씨는 언제나 밤 11시만 되면 출입문을 잠그시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갇힌 신세’가 될 수 있다. 대학원 행정실에서 5천원의 보증금을 내고 대학원 출입카드를 발급받으면 새벽에 눈이 감기고 출출할 때 잠깐의 산책과 편의점을 다녀올 수 있는 자유를 맛보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 밤새도 안 샌 듯, 편안하고 ‘엣지있게’ 대학원 생활을 하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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