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통이 안 되는 관계는 무엇일까?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이하 KSOI)가 7월 28일 실시한 주간 정례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46.7%는 현재 가장 불통인 관계로 “정부와 국민”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들과의 ‘소통’을 강조해온 정부의 기조를 고려했을 때 다소 충격적인 결과이다. 그렇다면 거의 절반에 가까운 46.7%의 국민들은 왜 정부와 국민 간 소통이 가장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대답한 것일까? KSOI는 이를 “미국산 쇠고기 개방, 미디어법 개정, 4대강 살리기 등 국민 다수여론에 반하는 정책결정을 현 정부가 추진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일로는 응답자의 대다수가 ‘서민중심으로 국정운영 기조를 바꾸는 것’과 ‘서울광장 개방 등 여론수렴에 나서는 것’을 꼽았다. 지난 6월에는 이문동의 재래시장을 방문해 떡볶이를 먹는 등 이 대통령이 꾸준히 ‘친서민 행보’를 펼치고 있지만, 국민들은 이에 대해 전혀 진정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론수렴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7월 통과된 미디어법의 경우, 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 10명 중 7명이 원천무효라고 답했으나 여당에서는 “국민은 미디어법 내용을 세세히 모른다”며 귀를 닫았고, 8월 1일 개장한 광화문 광장은 일반인의 사용신청을 받지 않아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상위 1%가 아닌 46.7%의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너무나도 뚜렷한데, 왜 정부만 모르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