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용하는 공간에 책임을 가져야

   한국과 한국어가 좋아 유학생활을 시작한 지 어느새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다. 길고도 짧았던 그 시간들의 거의 대부분을 나는 대학원에서 보냈다. 매일 열람실에서 지내다 보면 대학원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쓰레기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 가장 실망스러웠던 것이 바로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였다. 특히 학교 정문에는 다 마신 음료수 캔이나 술병을 버리고 가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그리고 학생들이 버린 그 쓰레기들을 연세가 많으신 분들께서 청소하고 계시는 모습을 보았다. 이 사실이 나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나이 드신 분께 예의를 지키는 나라로 알려져 있는데다가 실제로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자연스럽게 자리를 양보할 줄 아는 젊은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쓰레기 문제에 관한 한, 안타깝게도 우리 대학원의 상황도 별반 차이가 없다. 복도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은 없지만, 화장실에 흐트러져 있는 휴지나 정수기 옆 쓰레기통의 사용상태를 보면 결코 깨끗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물이나 음료수  용기 등을 각각 버려야 할 적당한 곳에 버리는 정도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침 일찍 열람실에 나가면 아직 사람도 별로 없는 대학원에서 산더미 같은 쓰레기를 묵묵히 처리하고 계시는 아주머니들을 뵙게 된다.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과 비슷한 연세이신 그 분들의 그런 모습들을 볼 때마다 나는 한 명의 학생으로서 죄송함과 부끄러움을 감출 수가 없다. 물론 사람이 사는 데 쓰레기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이 이용하는 공간에 대해 더욱 더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적어도 그 곳을 청소해 주시는 분들을 배려하고 그 분들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대학원에서 발표나 과제 때문에 밤을 새우다 보면 때로는 그런 여유가 없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학원이란 곳은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나가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아닐까. 바쁜 하루 속에서도 대학원을 이용하는 원우들 한 명 한 명이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고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는 여유를 조금만 더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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