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방송학&사회학 / 온라인 사회운동에 대한 학제간 논의

 

Q.

노창희 /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인터넷의 등장에 따른 사회변화, 특히 인터넷이 민주주의에 미친 영향을 해석하는 관점은 매우 다양하다. 방송, 신문 등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는 일방향적인 매체이기 때문에 수용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상호적인 매체인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수용자들이 이용자로 변모하게 되었고, 자신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새로운 정치참여의 장, 즉 온라인 공론장이 형성되었다는 긍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하지만 온라인공간 역시 기존의 정치영역과 마찬가지로 지배체제 내에 흡수되거나 인터넷 도입 초기의 자유정신이 재영토화되어 기존의 질서를 공고히 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관적인 시각도 동시에 존재한다.
기존 커뮤니케이션 이론에서는 미디어가 수용자의 의제를 만들어낸다는 ‘의제설정이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난 촛불집회 중 아고라의 사례처럼 현재는 이용자가 미디어의 의제를 만들어내며 사회운동을 촉발시키는 새로운 경향을 목격할 수 있다. 이를 ‘역의제설정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해서 새로운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사회학에서는 인터넷이 창출한 새로운 공간을 어떤 시각으로 연구해왔는가. 또 향후 인터넷이 시민들의 사회운동 참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하는가. 커뮤니케이션 분야보다는 좀 더 거시적인 논의가 이루어져 왔을 것이라 판단되는데, 학제간 연구를 위한 기초적인 질문으로서 ‘우문현답’을 기대한다.

 

A.

이영민 / 사회학과 석사수료

사회학에서는 ‘정치사회학’과 ‘정보사회학’을 중심으로 인터넷 기반의 정치참여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왔다. 그중에서도 사회운동 연구자들은 2000년 이후 등장한 촛불집회에서 두드러진 인터넷공간의 영향력과 잠재력에 주목해왔다.
먼저 인터넷의 대중화는 사회운동에 참여하는 것을 용이하게 한다. 사회운동 참여는 고립된 개인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사회적 연결망에 기반한다. 사이버공동체들은 사회적 연결망으로 기능함으로써 운동참여의 접근비용을 낮춘다. 또 인터넷의 등장은 사회운동에 미디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한데, 이는 새로운 의사소통채널의 출현이 정치적 공론장의 구조적 경계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공간이라는 새로운 공론장의 출현은 소수 미디어 정치권력이 독점해왔던 게이트키핑 과정을 우회해 대중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운동의 정치적 영향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 운동의제의 형성과정이 인터넷에 기반을 두고 일어났을 때 중요한 특징은 의제형성이 운동엘리트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집단적으로 구성’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온라인 사회운동과 같은 사이버정치는 정치적 청중 혹은 수용자를 정치참여자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 사이버공간이 시민들의 일상세계에서도 민주주의의 학습과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장으로 기능하는 것이다.
지난해 촛불집회에서 주목을 받았던 아고라와 인터넷 커뮤니티의 집단행동은 ‘인터넷의 정치화’가 폭발적인 촛불집회의 핵심적인 동력이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온라인 사회운동의 사례는 인터넷이 전자공론장으로 기능하여, 적극적인 정치참여의 형태로 사회운동의 활성화라는 참여(직접)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기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회학 분야의 온라인 사회운동 연구가 매체특성에 따른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에 주목하는 신문방송학 분야의 연구와 학제적 교류를 통해 사회현상에 대한 인식의 범위를 넓힐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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