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용 / 문화연구학과 석사과정

  하루가 다르게 날씨가 쌀쌀해지는 겨울이다. 내가 전산실 근무를 한 지도 벌써 9개월이 지났다. 처음에는 학업과 업무를 병행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이제는 일도 손에 익고 슬슬 요령도 생기면서 지금은 전산실이 하나의 이상세계처럼 여겨질 정도다.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큰 탈 없이 전산위원 일을 하고 있다. 이는 나 개인의 노력 이전에 원우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아마 불가능했을 것이다. 특히 천성상 ‘영업용 미소’가 잘 안 나오는 마스크임에도 별다른 민원을 제기하지 않은 학우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전산위원 생활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당황스러웠던 일은 의외로 전산실에서 전화통화를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전산위원이라는 직함이 전반적인 전산실 분위기를 총괄·관리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그럴 때면 밖에 나가서 통화할 것을 권고해야 한다. 그런데 사실 그런 말을 하는 것이 괜히 남들 앞에서 무안을 주는 것 같기도 하고, 대학원의 특성상 연세가 제법 있는 어르신들도 많아 막상 이야기하기가 망설여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그렇게 머뭇거리고 있을 때 다른 원우가 좀 말려달라는 식으로 눈치라도 줄 때면 더욱 난감해진다.
  또 한 가지는 먹고 버린 종이컵, 커피 캔이나 휴지 같은 쓰레기들을 모니터 뒤쪽에 놓고 가는 원우가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크게 불편을 주는 일도 아니고 전산위원이 짬짬이 치우면 될 일이지만, 그래도 최고의 지성인들이 모였다는 대학원에서 그런 기본적인 예의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은 못내 아쉽다. 학기 초 연구공간 문제를 두고 원우들 사이에서 마찰이 있었고 매번 학교 측의 열악한 지원이 못마땅한 대학원생들이지만, 그전에 우리에게 주어진 이 공간을 좀 더 깨끗하게 사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 당부의 말: 전산실에서 adobe파일을 한 장에 두 면으로 출력할 경우 파일에 따라서 프린터가 인식하지 못하고 백지로 출력되는 경우가 있다. 원칙상 전산실용 카드로 그 분량만큼 다시 출력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불필요한 낭비를 막기 위해 가능하다면 출력하기 전에 한 장 정도를 시범 출력해 확인하는 센스를 발휘해주면 더할나위 없이 감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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