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제6회 문학수첩문학상 시부문 신인상을 받은 황수아 원우를 만났다. ‘통조림’ 등 5편의 시로 등단한 황수아 원우는 최근 월간 <현대시> 11월호에 새로운 시를 발표하는 등 작가의 길을 차근차근 밟아나가고 있다.

 

 

 

 

 

 

 

 

 

 

Q. 당선소감에서 “이제 나는 울면서도 들키지 않을 자신이 있다. 그게 시라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시인에게 시란 무엇인가.
   시는 한 인간이 가진 절절한 고통을 표현해낸 것이다. 그러나 고통과 슬픔이 그대로 시가 되는 것은 아니며 그 감정을 다스려 언어로 정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2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부모님의 반대 속에서 외롭게 글을 쓰자니 굉장히 힘들었다. 또 청춘이라는 단어를 나에게 더 이상 적용시킬 수 없다는 두려움이 있었는데 그런 감정들이 발전해 시가 된 것이다.

Q. 당선작인 ‘통조림’에서 작고 비릿한 통조림 속 세상과 소통하려는 발상이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이 시를 쓰게 되었나.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원에 입학했던 무렵이었다. 그때 부모님이 내 글을 찢어버리시면서 글 쓰는 것을 반대하셨다. 9회말2아웃을 맞은 심정으로 집을 나와 흑석동에 조그만 방을 얻었는데, 마치 내가 통조림 안에 갇혀 있는 정어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과 답답한 마음에 환청이 들리기까지 했다. 초인종도 없는 집이었는데 초인종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고. 답을 찾지 못하는 막막한 상황에서 그 시를 썼다.

Q. 요즘 문학이 전반적으로 그렇지만 그중에서도 시는 대중에게 가장 외면 받는 장르이다. 그럼에도 굳이 시를 쓰는 이유는.
   대학시절 친구들로부터 소설을 쓰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소설을 쓰면 어느 정도 수익도 보장되고 좀 더 두터운 독자층도 얻을 수 있으니까. 그러나 나는 시가 정말 좋았다. 중학교를 다닐 때 집 근처 전철역 벽에 신석정의 시, ‘산’이 붙어 있었다. 그 짧은 시를 통해 시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다. 어떤 소설에서도 찾을 수 없었던 휴식과 드넓은 세계관을 보았는데, 마치 마술과도 같았다. 시는 많은 사랑을 받지 못한다 해도 절대 사라질 장르는 아닌 것 같다.

Q. 앞으로 어떤 글을 쓰고 싶은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서정시를 쓸 수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나는 도시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도시를 소재로 삼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히려 그것을 장점으로 생각하려 한다. 앞으로 도시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소통 문제를 시로 표현해낼 생각이다. 특히 사람과 사람이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관계를 다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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