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희 국립극장 극장장(연극학과 박사졸업)

  제2회 ‘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을 기획ㆍ진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신선희 국립극장 극장장을 서면 인터뷰했다.

Q. 올해로 두 돌을 맞은 ‘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이 작년과 다른 점은.
  지난해 제1회 페스티벌에서는 그리스 비극, 중국 전설 등 고대 연극의 원류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에는 체호프, 입센 등 19세기 근대예술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작품보다는 세계인의 공통적 감성을 충족시키고 각국의 독특한 문화적 전통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을 초정작으로 선정한 것이 차별점이다.

Q. 기획 과정에서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의 가장 큰 목표는 ‘상호교류’이다. 일방적인 방법으로는 이렇게 큰 규모의 공연단들을 초청할 수 없다. 하지만 국가 문화교류차원에서 접근했기 때문에 적은 예산으로도 이처럼 큰 행사가 가능했다. 관객들은 저렴한 관람료로 세계 최고 수준의 공연을 볼 수 있다. 이는 각국 국립극단이 숙박시설과 공연장만 제공받으면 서로 상대 국가를 방문해 공연하는 품앗이 방식의 노개런티 계약을 맺은 성과다. 

Q. 현재 국내 최초로 공연예술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다. 계기가 무엇인가.
  다른 선진국들에게는 3~4백년 된 박물관들도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공연예술박물관이 전혀 없다는 것이 문화예술인으로서 많이 부끄러웠다. 유학시절 해외에서 그런 혜택을 맘껏 누리다가 한국에 돌아왔을 때 이런 공간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내가 해야겠다. 극장박물관을 만들어 스미스소니언박물관 같은 역할을 하게 하자’고 결심했다.

Q. 공연예술박물관의 필요성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무대에서 공연되는 순간 사라지는 운명을 지닌 공연예술은 어느 분야보다 기록하고 자료를 남기는 작업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 공연예술계는 작품 창작과 생산에 쏟은 열정에 비해 이를 기록으로 남기고 자료로 정리하는 데는 소홀했다. 공연 전 쉽게 접하는 팸플릿, 전단, 포스터, 공연사진 등은 극장을 나와 그 여운이 사라질 때쯤 자취를 감추고 만다. 무대에서 사용된 소품과 무대장치, 의상에서부터 관련 도상자료, 작업노트, 대본 등은 모두 공연예술의 잔여물이자 소산물인 것이다.
  공연예술자료의 수집과 정리는 작품을 기리는 측면도 있지만 축적된 자료는 이후 새로운 작품창작과 학문연구의 모태가 되기도 한다. 또한 일반인들에게는 사회교육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문화적 소양과 복지 향상에도 보탬이 된다. 때문에 국립극장이 공연예술 분야를 총 망라하여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유실되었거나 흩어져 있는 자료들을 발굴하여 새 생명력을 불어넣는 데 앞장서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21세기 디지털시대를 맞아 모든 기록물을 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디지털 영상화하여 글로벌 디지털박물관을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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