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외환시장에는 ‘도시락폭탄’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했다. 윤봉길 의사가 던졌던 도시락폭탄이 아니다. 이 신조어는 ‘달러 환율 상승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외환시장이 비교적 한가한 점심시간을 틈타 풀었던 대규모 달러’를 뜻한다. 환율이 미친 듯이 치솟고 주가가 폭락하는 전쟁 같은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정부와 윤봉길 의사의 ‘도시락폭탄’은 어찌 보면 일맥상통하는 셈이다.
  그러나 정부가 투하한 도시락폭탄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지난 7월 하루 60억 정도의 달러를 투입해 환율은 30원 이상 뚝 떨어지기도 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급등세를 보였다. 그야말로 언 발에 오줌 누는 ‘뻘짓’을 한 것. 오히려 역효과로 투기세력들은 정부의 개입을 달러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기도 했다. 이에 지난 IMF사태의 주역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300억 달러에 달하는 헛돈을 쓰며 외환보유고를 축냈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이제 달러 환율은 1,100원을 훌쩍 넘어 1,200원선에 진입할 태세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도시락폭탄’ 투하를 주도했던 강만수 장관은 정말로 도처에서 도시락폭탄 세례를 받을지도 모르겠다. 일명 ‘실용정책’을 통해 단기적 효과내기에 급급한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내각이 이 환율상승을 비롯한 총체적인 경제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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