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5.5 화 23:34
기획사회
‘국부창출’ 논리 뒤에 숨겨진 수돗물 사유화전소희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연구기획부장
최영화 편집위원  |  sobeit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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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호]
승인 2008.06.03  14: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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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론의 최전선 : 물산업 민영화, 어떻게 볼 것인가
환경부가 이달 중 ‘물산업지원법’ 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상수도 민영화 작업을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물산업을 민영화하는 것은 물값 상승과 환경파괴 등의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는 주장과 물이 희소가치를 갖는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이번 기획에서는 물산업 민영화를 바라보는 상반된 관점을 비교해 본다. <편집자주>


   
     
     
광우병 소고기에 이어 수돗물 사유화(민영화)에 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수돗물이 민영화되면 수도요금이 하루 14만원까지 오른다는 등 괴담 아닌 괴담이 급속히 퍼지자, 정부는 수돗물 민영화 계획이 전혀 검토된 바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것은 수돗물 민영화가 아니라 물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서비스를 개선”하고 수도 관리의 “전문화”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일 뿐이라고 한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무엇인지 스스로 모르고 있거나 아니면 정부야말로 괴담을 퍼트리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상수도와 관련해서 ‘수도사업구조개편’, ‘물산업육성정책’, ‘물산업지원법’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핵심 내용은 수도사업의 민간위탁과 법인설립, 시장경쟁체제 도입과 초국적 물기업 개방이다. 이것은 너무나도 명확한 사유화 정책이다.

 

위탁운영ㆍ전면 시장화, 그런데도 사유화가 아니다?

‘수도사업구조개편안’의 목적은 국민의 수돗물 불신,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 농어촌 지역의 오염된 마을상수도 등 우리나라 상수도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수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취지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를 위해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해결책은 국내외 기업에게 수도사업을 위탁하고, 장기적으로 전면 시장화하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소유권은 안 넘기고 운영만 위탁하는 것이니 사유화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철도ㆍ가스ㆍ상수도 등 소위 망산업(network industries)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위탁운영’은 소유권 이전에 따른 비용과 위험을 기업이 떠안지 않은 채 운영만 하면서 이윤을 챙길 수 있는 새로운 사유화 방식이다.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나 외국기업들, 학계와 시민사회 모두 이런 방식의 상수도 위탁은 곧 사유화라고 칭한다. 이것이 사유화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자는 전세계에서 우리나라 정부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물산업육성정책’은 어떤 내용인가. ‘물산업육성 5개년 세부추진계획’에 따르면 상수도는 이제 공공재가 아니라 경제재이며, 공공서비스가 아니라 상업적 서비스이다. 운영도 국가와 지자체가 아닌 기업이 해야 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물산업의 육성을 위해 국내 수도의 구조를 개편하고, 우리나라 물기업을 육성해서 해외로 진출하도록 돕겠다고 한다. 물을 ‘새로운 산업’으로 삼아 국부창출을 하겠다는 등 국내뿐 아니라 해외(주로 제3세계)에서도 상수도를 사유화시키겠다는 것이다. 결국 물산업육성정책은 수돗물의 공공적 성격을 포기하고 상수도를 기업에 넘겨서 그 기업을 키운다는 정책이다.

정부는 18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물산업지원법을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물산업지원법안은 수도사업 구조개편과 물산업육성정책을 법제화하는 것이다. 실제로 법안에는 민간위탁을 촉진하고 기업에게 세제혜택을 주고, 법인 설립 및 외국 자본과의 합작 주식회사의 설립을 허용한다는 조항이 있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에 특별교부세 재정 인센티브를 줌으로써 이런 구조개편을 강제하겠다고 한다.

물이라는 국민의 생명줄을 가지고 돈벌이를 하겠다는 것은 국가와 지자체가 스스로의 책임을 망각한 채 사회적 재앙을 불러오겠다는 것이다. “수도요금 하루 14만원”은 다소 과장된 감이 없지 않으나, 최소 2~3배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다. 현재 요금현실화율(전체 수돗물의 생산원가에서 수도요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30~40%대인 지역이 대부분인데, 정부조차 기업에게 넘기기 위해서 요금현실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요금현실화 이후에는 기업에게 이윤율을 보장해 줘야 한다. ‘요금 현실화+이윤 보장=요금 인상’은 초등학생도 할 줄 아는 계산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수도사업구조개편’과 ‘물산업육성정책’, ‘물산업지원법’은 수돗물을 사유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정책이 추진되면 이후 수도요금은 폭등할 수밖에 없다고. 기업들의 배를 불리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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