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진 / 원광대 법대 전임강사

 ■ 담론의 최전선 : GMO 유용한가, 유해한가

한국전분당협회가 국제 곡물값 상승을 이유로 5월부터 유전자조작(GM) 옥수수 5만 톤을 수입하겠다고 발표하자, 유전자조작식품(GMO)의 유해성과 유용성에 관한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가공식품용 곡물원료의 자급률이 낮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현실상 GMO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주장과, 기업의 이윤 때문에 국민을 GMO의 ‘몰모트’로 내어줄 수 없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번 기획에서는 GMO를 바라보는 상반된 관점을 비교해 본다. <편집자주>


이달부터 GM옥수수를 수입하겠다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이미 2005년부터 GM옥수수가 우리나라에서 자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국민에게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은 공무원도 있다. 이런 사태를 보면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바로 정부의 태도이다. 정부는 이전이나 지금이나 GM기술을 발전시키고 지원해야 할 기술로 생각하고 있다. 정부의 이런 태도가 가진 두 가지 문제를 한번 생각해 보자.

우선 정부는 과학기술을 산업발전을 위한 수단으로 간주한다. 그리고 산업발전을 통해 국가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생각은 농업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예컨대, 칠레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으면서 정부가 우선시했던 것은 수지타산이 맞느냐였다. 세계 각국이 농업은 식량주권의 보루이며 국민의 생존권이라고 여기는 와중에도 우리나라는 농업을 경쟁력 없는 산업쯤으로 여기고 농업을 버려서라도 다른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틀만 만들면 된다고 생각한다. 농업을 산업이라고 생각하는 한 국민의 생존권, 즉 먹고 살 권리는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 정부는 GM기술이 안전하다고 믿는다. 그것은 과학기술에 대한 과도한 믿음에서 비롯된다. 과학기술은 항상 발전이 우선이고 그 다음이 안전성이었다. 개발해서 사용하다 문제가 생기면 그만두면 된다는 것이 과학기술에 대한 태도인 것이다.

생태계 교란시키고 인체에 유해한 GMO

그런데 GM농산물 또는 식품이 다른 과학기술보다 더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GM농산물은 공장문만 닫으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는 공산품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물체이며 한번 지구상에 나타나기 시작하면 자생력 때문에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그래서 GM생물체로 인해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 실제로 농업생태계는 이미 위험에 빠져 있다. 캐나다에서 자신의 밭에 나타난 새로운 종자를 받아서 심었던 슈마이저씨는 이것이 옆밭에서 날아온 GM종자라는 사실 때문에 5년 넘게 몬산토사와 특허권 소송을 하는 데 보내야 했다. 인도에서는 GM면화를 심었던 땅에서 양과 염소를 키우다 괴사로 인해 엄청난 손실을 겪었다. 뿐만 아니라 GM농산물은 인체에도 위험할 수 있다. 몬산토사가 2002년 진행한 실험에서 GM옥수수를 먹은 쥐는 콩팥이 작아지고 혈액성분에 변이가 생겼다. 당시 우리나라 식약청은 콩팥이 작은 것은 문제가 안 된다고 해명했다. 정말 그럴까? 작아서 제 기능을 못한다면 콩팥이 작아지는 것 자체도 엄청난 위험이다. 콩팥은 10%의 기능만 잃어도 위험하기 때문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GM농산물은 수입되어 우리 밥상에 올라왔다. 우리가 GM농산물을 먹으면서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은 소비자가 GMO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기업이 GMO 성분표시를 하지 않는 식품에만 주로 GMO 원료를 쓰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최근 GM옥수수의 수입을 결정할 때도 우리가 농산물 수입국임을 강조하면서 국제 곡물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기업이야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국민을 보호해야 할 정부기관까지 이에 맞장구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더군다나 많은 나라들이 자국의 식량보호를 우선시하는 마당에 수입이 당연하다고 말하는 정부를 믿고 따라야 할까? 많은 나라에서 ‘GMO프리존’을 선언하는 이때에 GM연구가 대세라며 많은 예산을 쏟아 붓는 정부를 우리가 믿어야 하나?

모르는 것이 약일까 아니면 아는 것이 힘이 되는 것일까? GM농산물 문제에서 우리는 알고 대처해야 할까 아니면 모르고 먹어야 할까? 대통령은 말했다. 모든 것을 수입하는 것이 옳으며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라고 말이다. 결국 우리 스스로의 안전은 국가도 기업도 아닌 우리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 우리의 선택만이 우리의 생존을 보장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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