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2.28 금 17:55
기획문화
관광은 없고 산업만 있다전고필 / 동신대 도시관광계획학과 겸임교수
최영화 편집위원  |  sobeit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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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호]
승인 2008.05.09  19:2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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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은 ‘빛을 보는 것’이라 했다. 빛에는 차별이 없다. 이쁜 놈이건 미운 놈이건, 부자이건 가난한 이건 빛은 똑같은 양으로 세상을 비춘다. 헌데 이명박 정부가 새롭게 내놓은 6가지 관광의 중점 과제에는 관광의 빛은 없고 산업화의 깃발만 나부낀다. 관광산업에 대한 세제를 제조업의 수준으로 낮춘다는 것에는 긍정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 관광이 ‘굴뚝 없는 공장’이라는 것이 헛된 구호임을 알려준, 바로 세제에 있어 관광을 소비와 사치 향락 산업으로 치부했던 불우한 시대를 거쳐왔으니 말이다.

전국토의 관광지화ㆍ전국민의 관광종사원화

그런데 관광개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안에 대해서는 우려가 된다. 그렇지 않아도 국토의 곳곳에 난개발이 진행되어 유린당한 곳 투성이인데 이제 관광개발을 빌미로 문화재 보호법이나 환경관련법의 상층에서 합법적인 개발이 이뤄질 것이니 말이다. 게다가 전국을 네 곳의 광역권으로 나눠 개발하고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겠다고 하니 기업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날개를 달아준 정부가 고마울 따름일 것이다. 이제 한반도의 남쪽은 가는 곳마다 관광지여서 국민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 좌표를 찾지 못해 행복해 할지도 모르겠다.

 

   
 ■ 관광레저도시의 대부분은 골프장ㆍ테마파크ㆍ대규모 쇼핑센터로 채워진다.

 

그런데  이런 개발의 방식이 천편일률적으로 지역 고유의 자연환경이나 인문적 특성을 간과하고 시설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 자명해 보이니 참으로 걱정스럽기만 하다. 돌이켜 보면, 이 나라를 총괄적으로 바라보고 지역의 특성을 갈무리한 인문지리서 하나 갖지 못하고 살아 왔어도 아무도 문제제기 한번 한 적이 없었다. 서구식 개발이 전국 각지의 땅값을 올리고 농민과 어민을 서비스 종사자로 탈바꿈해 나갈 것이 뭐가 대수란 말인가.

선진국에 비해서 아직도 1차 산업의 종사자가 너무나 많다는 현 정부의 평가와 그에 따른 산업 변환정책은 전국민을 관광종사원으로 만들어도 시원치 않을 것 같아 보인다. 본연의 관광은 자취를 감추고 산업이 관광이 되는 이와 같은 현상은 칼 폴라니가 <거대한 변환>에서 말한 것처럼 “경제가 사회관계 속에 파묻혀 있는 것이 아니고, 사회적 제 관계가 경제체계 속에 파묻혀 있는” 사례로서 관광정책에서 재현될 것이 뻔하다.

사람 없이도 관광이 가능한 정부

관광산업을 국가 정책사업으로 채택한 이전의 정부에서도 늘 관광진흥기금은 존재해 왔다. 게다가 몇해 전부터는 내국인의 출국세까지 걷어서 보태고 있으니, 겉으로는 내국인의 국외여행이 조국을 배반한 것처럼 말하지만 관광진흥기금의 입장에선 그야말로 효자가 분명하다.

그러나 이 기금이 도무지 국민들의 관광진흥을 위해서는 내려오지 않는다. 유수의 관광기업의 진흥과 개발을 위해서 쓰여지는 것 외에는 1조 원에 육박하는 기금이 잠자고 있는 것이다. 고용확대를 위한 전문인력의 양성과 재교육이나 소외 계층을 위한 복지 관광 등에도 이 기금이 쓰여야 하는데, 그런 미천한 곳까지 예산이 도달한다고 해봐야 고작 몇 억에 몇백 명 수준일 뿐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기 이전부터 관광진흥기금은 친기업 정책을 이미 고수해 왔다.

그 기금을 분배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고른 관광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관광지구 모델 하나 만들어 보라. 시각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 뿐만 아니라 지체장애인도 거리낌 없이 관광할 수 있는 곳, 그런 관광환경을 만들어 보라. 그리고 휴먼웨어의 산업인 관광의 전문인력에 대한 양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국가가 직접 운영하는 관광교육시스템을 운영하라. 사람에게 투자하지 않고 관광의 단맛만 보겠다는 것은 이익만 추구하는 기업들이나 할 일이다. 정부가 할 일은 서비스 마인드와 투철한 전문성을 토대로 국가 브랜드를 높여갈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국가는 아직도 열악한 일선 현장에서 몇 푼 안 되는 급여를 받으면서도 국위 함양과 국력 신장을 위해 운전대를 잡거나, 마이크를 쥐고 깃발을 세우고 있는 인력들의 고용안정에도 주목해야 한다. 현재 정부가 발표한 관광정책에는 도무지 인간이 보이지 않는다. 기업과 관광상품만 보이는 관광산업이 어떤 경쟁력을 갖는다고 생각하는지 의문이 든다. 하긴 관광산업을 도입하여 양성해 온지 40여 년에 이르도록 입바른 소리 하나 제대로 하는 이를 만나보지 못한 이 땅에서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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