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화 편집위원 / sobeit2000@cauon.net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특이점이 온다>(2007)에서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유토피아가 온다고 예측했다. 일례로 인간이 뇌의 정보를 모조리 컴퓨터로 옮기면 영생을 누릴 수 있다고까지 말한다. 그 특이점의 순간은 2029년으로, 정점에 이른 과학기술의 세례를 받아 ‘휴먼 버전 2.0’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인간이 탄생한다고 주장한다. BBC 채널2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휴먼 버전 2.0>은 커즈와일의 이토록 급진적인 예언을 여러 분야의 과학자, 미래학자들의 의견을 통해 진단한다. 20년 후, 과연 우리는 구식 호모 사피엔스들을 대체할 새로운 지적 사이보그들의 출현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인가.

기술이 발달하면 인간의 마음과 정신을 컴퓨터로 다운로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영국왕립과학연구소 소장인 수잔 그린필드는 한 치의 주저 없이 반대한다. 그녀는 물리학자 닐 보어가 학생에게 한 말을 인용한다. “너는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논리적일 뿐이다.” 지적인 컴퓨터는 논리적일 뿐이지,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양심이나 판단력 또한 단순히 논리적인 것이 아니며, 꿈같은 도취나 고통, 감정은 고안될 수 없다. 또, 기억은 특정한 시공간과 연관되어 있는 개인화된 경험이기 때문에, 어느 독립된 기억의 단편들을 개별적으로 다운로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아직 커즈와일이 말한 특이점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 그러나 세스 로이드 교수의 충고는 항상 유념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내 아이의 아이들은 완전히 기계에 의해 지배되는 세상에 살게 될 것이다. 만약 우리가 이러한 기술을 인간과 지구에 좋게 사용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면, 미래가 살기 좋은 세상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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