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화 편집위원 / sobeit2000@cauon.net

지구의 나이 45억 년을 하루로 환산해 보면, 인간이 존재한 시간은 고작 30초에 불과하다. 그 30초 동안 인간은 지구의 생태계를 철저히 파괴하고 지배해왔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전인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면, 지구상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까. 지난 1월 21일, 미국 히스토리채널에서 방영해 전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가상다큐 <인간 이후의 생명 세계>는 인간이 사라진 다음날부터 만년 후까지 발생할 사건들을 경이로운 컴퓨터 그래픽 영상으로 보여준다.

인간 멸종 후 며칠 안에 수력발전댐을 제외한 모든 발전시스템이 가동을 멈추고, 세상은 암흑에 휩싸이게 된다.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야생동물들이 교외지역에 나타나 서식하기 시작하고, 일년 안에 식물들이 전지구에 대한 지배권을 되찾게 된다. 금문교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에펠탑 같은 거대한 구조물들은 부식과 식물들의 침입, 지반 약화로 100년에서 300년 사이에 모두 무너져버린다.

CD, DVD 등 디지털 미디어의 저장 수명은 150년을 넘지 못한다. 라디오와 TV 전파는 일이 광년 안에 소멸되어 인간이 지구상에 존재했었다는 기록은 거의 남지 않게 된다. 전문가들은 만년 후까지도 남아있는 인공물은 피라미드와 만리장성, 러시모어 산의 대통령 두상뿐일 거라고 예측한다.

이 다큐는 4월 4일, 국내 케이블TV 히스토리채널에서 방영될 예정이니, 인류 종말의 ‘나쁘지 않은’ 미래상을 미리 목격해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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