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화 편집위원 / sobeit2000@cauon.net

당신은 100년 전 전기자동차가 이미 상용화됐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다큐멘터리영화 <전기자동차를 누가 죽였나?>는 20세기에 등장했다 사라진 전기자동차의 의문스런 사장 과정을 추적ㆍ고발한다. 20세기 초 전기자동차는 석유자동차와의 속도 경쟁에서 뒤져 ‘자연도태’됐지만, 1990년대에 제너럴모터스, 도요타, 혼다 등이 개발한 전기자동차는 우수한 성능을 입증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체폐기’됐다. 빠르고, 조용하고, 연료를 태우지 않아 배기가스 배출량이 전무한 친환경 청정자동차들이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주범은 석유회사, 자동차회사, 미국정부다. 석유회사들은 잠재적인 석유판매량이 감소할 것을 우려해 정부에 로비를 했다. 자동차회사들 또한 장기적 수지타산을 고려해 이 획기적인 발명품을 사장하는데 주도적으로 나섰다. 내연기관이 없는 전기자동차는 갖가지 부품과 소모품을 교체할 필요가 없어 부차적인 수입을 급감시키리라 예상한 것이다. 정부는 이를 행정적ㆍ법적으로 지원했다. 부시정부의 핵심인물들인 부통령 딕 체니, 국무장관 콘돌레자 라이스, 전 비서실장 앤드류 카드가 모두 전직 석유·자동차회사의 최고경영자나 이사회 멤버였다는 사실은 석유ㆍ자동차회사와 정부의 유착관계를 단순한 음모이론으로 치부하기 어렵게 만든다.

원유값의 급등과 지구온난화가 점점 더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현재, ‘전기자동차의 죽음’은 거대자본이 눈앞의 이익을 위해 후손들의 미래를 담보로 위험한 장사를 하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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