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습지 생태공원

 

갈대 너머로 수백 마리의 철새들이 한강변을 수놓는다. 연달아 터지는 카메라 셔터 소리에 아침하늘을 가르며 날아가 버린다. 이곳 생태공원은 겨울이면 찾아드는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흰죽지들로 장관을 이룬다. 가로등은 물론 벤치도 없어 철새들에게는 천혜의 보금자리다. 강가 반대편으로 눈길을 돌리면 드넓은 자전거도로가 눈앞에 펼쳐진다. 우거진 버드나무숲을 오른편에 끼고 도로를 걷다보면 습지로 통하는 아기자기한 산책로가 보인다. 그곳에서 너구리와 함께 산책하는 행운을 누릴지도 모른다. 먼발치에서 돌아보는 너구리를 앞세우며 걷고 싶다면, 가만가만 보조를 맞추도록 하라. 이곳의 자연을 온전히 즐기려면 약간의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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