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글로벌캠퍼스 시대

일본 사이타마 현에서 온 유학생 가메이 미도리 원우(국어국문과 석사과정)는 오늘도 열람실에서 열심히 공부 중이다. “한국이 좋아서 한국 대학에 들어왔다. 교수님들과 한국 친구들이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참 고맙다. 그런데 얼마 전 선수과목 수강신청을 하면서 전공과목과 시간이 겹쳐서 하나를 못 듣게 됐다. 외국인인 내 입장에서는 다른 학생들보다 좀더 세심하게 설명해주지 않으면 잘 몰라서 이런 손해를 보기도 한다. 유학생 배려 차원에서 특별 공지 같은 게 필요하지 않을까”라면서 본교 행정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했다. 같은 과 중국인 유학생 원원 원우(국어국문과 석사과정)는 “현재 가장 힘든 건 기숙사가 없는 것이다. 지금은 고시원에 살고 있지만, 첫 학기에 집을 구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면서 “유학생들은 정보가 없고 언어 문제도 겪고 있어 처음에 왔을 때가 제일 힘들다. 적어도 입학 첫 학기에는 기숙사에서 지낼 수 있게 해 줬으면 좋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외국인 유학생 3만명 시대
국내 대학들이 유학생 유치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본교 대학원에서도 외국인 학생들이 부쩍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2007년 2학기 현재 대학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의 수는 석사과정 139명, 박사과정 19명으로 총 159명에 달한다. 석·박사 과정 통틀어 지원자의 수는 2005학년도 39명, 2007학년도 80명으로 2년 동안 두 배가 는 것으로 추산된다.<표1 참고> 대학원에서 유학생 분포도가 가장 높은 곳은 무역학과인데, 재적인원 49명 중 중국인 학생이 절반 이상이다. 무역학과 권승하 조교(무역학과 석사과정)에 따르면 “의사소통이 안돼서 수업을 지도하는 교수님들이 힘들어 하신다. 수업을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시험을 더 보는 등 교수님들 재량으로 관리가 이루어지는 실정”이다. 수업의 밀도가 떨어지고 있는데 행정상의 배려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교수의 재량에 따라 학생들의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학교가 외국인 학생 및 함께 수업을 듣는 다른 원우들에게 무관심하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이에 본교 대학원 행정실 유학생 담당 직원 최윤선씨는 “현재 외국인 유학생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과의 교수님들이 어려움이 많은 것 같아, 학생 도우미 제도 등의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몇 년 전만 해도 국내 대학의 최우선 목표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 자체였다. 외국인 유학생의 비율이 교육부의 대학 등급 평가 기준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2005년 당시의 본교 대학원 지원자와 입학자 수가 일치하는 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표2 참고>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절실
그러나 이제 타대학들은 유학생들의 진로를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새로운 경쟁력의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서울 시내 주요 사립대들의 경우 외국인 유학생들을 특별히 관리하는 추세다. 예컨대 연세대의 국제처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원활한 학교 생활을 위한 상담기구인 글로벌라운지, 문화교류를 위한 홈스테이 및 버디패밀리 프로그램, 국제학생 활동 지원 프로그램 등이 이미 활성화되어 있다. 또한 고려대의 국제교류실의 경우, ‘one-stop’ 서비스라고 하여 외국인 학생은 모든 행정 처리를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에 비해 본교는 아직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기본적인 시설 및 제도가 미비하여, 상황에 따라 학내의 행정 부서를 전전해야 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본교 대외협력본부 산하 국제교류부에서는 현재 학부 외국인 학생들만 관리하고 있다. 국제교류처 직원 배교리씨에 의하면 “대학원 유학생들에 대해서는 대학원 행정실에서 전담하고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대학원과 학부 간 소통의 부재로 계획안이 엇갈리는 경우도 있다. 대학원 행정실 최윤선씨는 현재 유학생 관리에 있어서 가장 시급하게 이루어 져야 할 것에 대해 “우선 기숙사가 필요하다. 우리학교의 경우 지원율은 높은 편인데 기숙사가 없는 것을 알고 입학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다. 그래서 지금 기숙사 설립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그러나 국제교류부에서는 기숙사 설립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안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본교 성환갑 대학원장(국어국문과 교수)은 “내년에는 대학원 차원에서 유학생들 대상으로 문화체험 여행, 전통문화 특강 등을 학생회와 연계해서 실행할 생각”이라고 했다. 대학원 측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실행시키기 위해서는 국제교류부와 예산기획팀과의 긴밀한 협력 과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 본교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 과도기를 통과하고 있다.  대학원의 경우 입학시험 자격을 강화하여 한국어능력시험 4급을 통과 기준으로 삼았다. 이는, 당장 입학률이 떨어지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우수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긍정적인 행보다. 또한 외국인 학생 유치 이후에도 이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효과적인 프로그램들을 정착시켜야 한다. 제대로 된 연구 인력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학내 행정부서간 연계 및 협력을 통해 유학생 전담 인력 확충, 연구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제, 외부장학금 유치, 생활복지 지원 및 기숙사 설립 등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세워야 할 것이다. ‘2007 대학 평가 종합 순위’ 13위의 오명을 씻고 싶다면 학교 당국은 가시적인 성과물로 ‘글로벌캠퍼스 시대’로의 진입 노력을 보여주기 바란다.
 여경아 편집위원   kyj515@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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