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in 건축공학과 김인철 교수

 

지난 2일 파주 웅진싱크빅 사옥이 한국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건축물로 인정받았다. 실제 건물을 설계한 사람은 김인철 교수(건축공학과)이다. 그러나 그는 등기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상을 받지 못했고, 대신 이 건물을 설계했을 당시 함께 일했던 사무실 대표가 받았다. 이에 김교수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구 법대 건물에 자리잡은 그의 연구실은 다른 교수 연구실과 달리 카페처럼 아늑하고 따뜻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그는 “다른 교수들이 내 연구실을 보고 곤란해 한다”며 “권위가 없는 공간으로 꾸미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는 시종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 건축문화대상에 관한 곡절에 대해 조심스럽게 묻자, 한국 건축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비판의 대답이 돌아왔다. “건축문화대상은 정부가 수여하는 유일한 공식상으로 가장 위상이 크다. 그런데 실제 등기인에게만 상을 줄 수 있다는 규정은 정부가 건축을 부동산의 개념으로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일반인의 건축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이제야 비로소 건축이 문화임을 인식하고 있는 수준에 왔는데 정부는 여기에도 뒤쳐져 있다”는 것이다.

김교수는 2003년도에 교수로 임용이 되면서 겸직금지 규정에 의해 건축사무소 아르키움의 대표직을 내놓았다. 웅진싱크빅 사옥은 아르키움 재직 시절에 직접 설계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포상을 단독명의로 해야 한다’는 행정자치부의 새 규정으로 인해 전 사무실 대표가 수상하게 된 것이다. 대통령상을 직접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외부에서는 그를 최고의 건축가로 인정하고 있다. 그런 김교수의 건축마인드가 궁금했다. 그에 의하면 건축은 인간의 삶을 담고 있으므로, 어떤 공간에 사느냐에 따라서 삶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한다. “공간이 사람을 지배하는 법이다. 그래서 나는 건축물이 자연 환경처럼 느껴지도록 만들어 보고 싶다.” 덧붙여 학생들에게 조언하길, 제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했으면 한다고 했다. “요즘 학생들은 실현불가능한 거창한 명분만 내세운다. 내 주변의 작은 관심거리로 시작해 크게 확장시켜 봐라. 왜 공부하느냐고 물었을 때, 재미있어서 한다는 학생들의 대답을 듣고 싶다. 좋아서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남들이 최고라고 평가해 주는 때가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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