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이슈!

얼마 전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있는 동호공고가 폐교위기를 맞고 있다는 소식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었다. 인근 지역 아파트 주민들이 아파트가 생기기 십년 전에 생긴 학교를 폐교시키려 한 것이다. 그들은 “실업계 고교가 지역 이미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인근에 초등학교가 없기 때문에 아이들이 도보로 30분 걸리는 초등학교로 통학을 하는 번거로움을 겪고 있다”는 이유로 동호공고 부지에 초등학교를 지으려 했다.

동호공고는 주민들의 민원으로 2004년 이전이 결정이 되어, 2005년 용산구, 2006년 강서구 및 마포구로 이전하려 했으나 공고라는 이유로 지역 주민 반대에 부딪혔다. 결국 지난 7월 폐교가 확정되었다가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폐교반대 여론이 일자 이러한 결정이 무산되었다.

화장장, 핵 폐기장, 납골당과 같이 어느 순간 실업계 고등학교 또한 혐오시설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학생들이 공부를 하는 학교가 혐오시설이라니, 믿을수 없는 일이다. 또한 얼마 전 교육부에서 지자체의 특목고 설치를 보류하여 특목고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운 지자체와 한국교총 등이 크게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 기사화 되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자기 지역에 실업계고는 유치할 수 없다고 반대하면서, 특목고 유치에는 대찬성을 하는 사람들. 이런 모습은 뿌리 깊은 서열문화와 왜곡된 계층화 의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번 사건으로 실업계의 열악한 현실과, 교육권보다 땅값을 우선시 하는 우리사회의 폐해가 극명히 드러났다. 실업계 학교를 혐오시설로 취급한 지역이기주의가 동호공고의 폐교 논쟁을 불렀고, 학생들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준 것이다.

물질 만능주의의 사회, 학력에 광적으로 반응하는 사회. 지금의 한국사회는 정상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의식있는 많은 네티즌들이 동호공고의 폐교를 막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사건들은 많이 나타날 것이다. 이번 동호공고 사태가 우리 사회에 작은 경종을 울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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