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마이크로소프트사(이하 MS사)에서 새로운 운영체제인 윈도우비스타를 내놓으면서 국내에서는 비스타와 관련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그렇다면 비스타 출시가 유독 국내에서 큰 논란거리로 대두된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비스타가 이전 버전인 윈도우XP에 비해 보안기능이 크게 강화되면서 국내 인터넷뱅킹과 전자정부, 그리고 대부분의 웹페이지와의 호환방식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한국 정부를 비롯한 한국인 대부분이 윈도우 운영체제와 그에 기반을 둔 웹브라우저인 인터넷익스플로러(이하 IE)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운영체제의 99.9%가 MS사에 독점되어 있는 사실은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다. 판매용으로 나온 거의 대부분의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은 윈도우 운영체제가 기본사양으로 장착되어 나오고, 사용자들 역시 이미 그것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그간 IE를 기본적인 웹브라우저인 양 인식해왔고 이러다보니 국내 프로그래머들 역시 이에 기반을 둔 웹페이지 구현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개발해 왔다. 그 결과 비스타를 이용하면서 웹 이용에 제한을 받게 된 것이다. 일례로 국내의 포털사이트를 비롯한 수많은 웹페이지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필수적인 절차가 필요하다. 그중에도 ActiveX컨트롤을 설치하라는 지시창은 반드시 나타난다. 그러나 보안기능이 크게 강화된 비스타는 악성코드나 바이러스 공격을 포함할 가능성이 큰 ActiveX라는 프로그램 자체의 설치에 제한을 걸어두고 있다.
웹표준화의 관점에서 ActiveX는 특정 환경에 종속된 기술개념일 뿐임에도 국내 웹페이지들이 이를 무분별하게 사용해온 것은 결국 사용자의 편의성과 웹표준화를 망각한 채 손쉽게 이윤추구를 하려는 기업들의 편의주의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MS사에 종속되어온 국내 여건과 기업들의 경제논리에 우선한 웹환경을 바꾸어야만 근본적인 해결을 이룰 수 있다. 그러한 시도도 없이 그저 ‘한국이 IT기술에서만큼은 강국’이라는 문구는 그저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할 뿐이기 때문이다. 
 남승헌 편집위원 josee@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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