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w·o·r·d·s - 전쟁

권순우 / 도시 및 지역계획학과 석사과정

20세기에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전 세계에 남긴 것은 냉전이라는 큰 장벽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냉전의 장벽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 대한민국 역시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다. 그러한 냉전의 시대가 지나고, 80년대 후반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90년대 들어서 공산주의의 구심점으로 자리잡고 있던 구 소련이 붕괴하면서 지구상에서 더 이상의 전쟁은 없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9·11 테러와 미국의 이라크 침공 등이 발발하면서 세계는 다시 전쟁의 분위기에 휩싸이게 되었다.
과거의 전쟁이 영토확장과 이념을 내세운 전쟁이었다면 현재 전 세계에 불고 있는 전쟁은 과거와는 그 원인이 다르다. 미국이 애시 당초에 내세운 전쟁의 명분이었던 대량의 살상무기는 이라크에 존재하지 않았고, 그러한 명분 없는 전쟁을 계속해 나가기에 부담을 느낀 많은 국가들이 이미 자국 군을 철군한 상태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명분없는 전쟁의 목적은 무엇인가.
나는 그 원인을 크게 다음의 3가지라고 생각한다. 첫째, 경제적인 원인이 큰 것으로 보여진다. 중국이 급성장하면서 세계의 원유시장에 급격한 초과수요에 따른 가격상승을 초래했다. 이로 인해 미국은 중동국가 중에서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이란과 이라크를 자국의 우방국가로 만들어 안정적인 원유를 확보해야 했다. 그러한 첫 단계로 미국은 이라크를 침공했고, 현재는 또 다시 핵무기를 빌미로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볼 때 나의 의견이 어불성설은 아닌 것 같다. 둘째, 냉전의 종식으로 인해 수요처를 찾지 못한 전쟁무기를 소비하기 위한 출구를 찾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 한 번의 전쟁은 기술발전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그리고 막대한 수요를 창출해 내는 그러한 전쟁을 바탕으로 미국은 자국의 신무기를 전 세계에 CNN을 통해 중계함으로써 전쟁무기 세일즈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전쟁을 수행하는 동안에는 막대한 재정적인 부담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쟁이 끝나고 난 뒤에 미국이 얻을 막대한 경제적인 이득은 굳이 산술적으로 계산하지 않더라도 그 크기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은 중국의 급성장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적인 의도로 보여진다. 지난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미국은 세계경제와 군사력에 있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해 왔다. 하지만 20세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그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나 중국경제의 급성장은 미국을 불안감에 휩싸이게 하고 있다. 막강한 쌍둥이 적자로 대변되는 미국경제가 주춤하는 사이에 중국은 매년 10%에 가까운 고성장을 거듭하면서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은 세계무대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강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그러한 중국을 견제하고 자국을 중심으로 한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전쟁이라는 수단을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이 경제적인 면에 있어서는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이지만 군사적인 면에 있어서는 아직 대립의 면을 보이고 있다.
사실 중국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리스크 중에 하나가 인권문제 등과 같은 민주주의와 위배된 체제로 인한 경제외적인 문제이다. 미국의 주도하에 진행되고 있는 현재의 전쟁에 중국이 아무런 의견도 피력하지 않고 있는 것은 그러한 미국의 의도를 증명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나는 반미주의자는 아니다. 오히려 신문지상에서 말하는 그 좌,우로 나눈다면 오른쪽에 가까운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의 전쟁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9.11이 미국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면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은 이슬람권 전체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다. 전쟁은 어떠한 것도 해결해 주지 못한다. 오히려 계속적으로 이슬람권의 서방세계에 대한 테러가 보여 주듯이 오히려 서로의 감정의 골만 더 깊어지게 만들뿐이다. 계속된 전쟁이 재앙으로 전 세계를 휩싸기 전에 지금의 명분 없는 전쟁은 종식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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