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1.4.7 수 01:33
기획과학
트랜지스터 : 명왕성 퇴출역사속으로 사라진 명왕성의 과학적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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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호]
승인 2006.09.23  12: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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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재 / 한국천문연구원 태양우주환경그룹장

태양계의 막내 명왕성이 행성의 역사 속에서 사라지고 소행성134340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받았다. 명왕성은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고 질량이 작아 해왕성 운동에 미치는 영향이 작았기 때문에 그 발견이 대단히 어려웠다. 1930년 미국 로웰천문대의 톰보에 의해서 우연히 발견되었다. 사실 명왕성의 지름은 지구 위성인 달의 2/3밖에 되지 않는 약 2천300km로 다른 행성들에 비해 매우 작다. 명왕성은 행성들 중에서 가장 궤도 이심률이 크기 때문에 태양과 가장 가까울 때는 해왕성의 궤도 안까지 들어오게 된다. 또한 다른 행성들이 황도면에 수평적 궤도를 가지고 있는 반면 약 17도 기울어져 있으며 불규칙한 공전 궤도를 가지고 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명왕성은 다른 행성들에 비하여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한 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8월 24일 오후 9시 (체코 프라하 현지시각: 8월 24일 오후 2시) 제 26차 국제천문연맹(IAU) 총회 2차 회의는 명왕성이 행성에서 제외되었음을 공식 확정하였다. 이러한 결정은 수 천 명의 천문학자들의 과학적 진실에 대한 치열한 고민의 결과였다. 지난달 16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제 26차 국제천문연맹 총회에서의 주요 논의사항은 행성의 정의를 새롭게 하는 것이었다. 이전에는 행성이란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둥근 천체’라고 명시돼 있었다. 하지만 허블망원경에 의해 이와 비슷한 특징을 가진 천체들이 여러 개 발견됨에 따라 명왕성의 행성 자격에 대한 논란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이에 국제천문연맹은 행성의 정의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였고, 세계 75개국 2천500여 명의 천문학자들이 참석한 이 총회에서 이를 재정립하였다. 총회가 시작됐을 즈음에는 행성정의위원회에서 주장하는 행성의 정의에 힘이 실리는 듯했다. 천문학자, 문학자, 역사가를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2년여의 연구 끝에 ‘태양 주위를 돌며 자신의 중력으로 구형을 유지할 수 있는 천체’라는 정의를 제안하였다. 이 정의에 따르면 명왕성은 태양계 행성으로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으며 세레스, 2003UB313(일명 제나), 명왕성의 위성으로 알려진 샤론 등이 새롭게 행성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이 안이 총회에 오르자 각국 언론사는 태양계가 76년 만에 새로운 식구들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 정의에 대해 많은 천문학자들이 반론을 제기하기 시작하였다. 주된 이유는 이 정의에 부합하는 천체가 현재만 해도 20여 개가 있으며, 앞으로도 수없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어 이들 모두에게 행성의 지위를 줘야 하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제나는 명왕성보다 100km나 더 큰 천체이고 이보다 더 큰 천체가 발견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러한 논란 끝에 ‘해당 행성권역에서 지배적 역할을 해야 한다’라는 새로운 정의를 제안하였고, 이것은 ‘비슷한 궤도를 도는 천체들 중 가장 크고 무거운 천체’라는 의미를 갖게 된다. 상당수의 학자들이 이에 동조를 하였고, 연맹 내 소연구회에서는 자체 투표를 실시하는 등 그 논란이 심화되었다.

명왕성, 왜소행성이 되다
최종적으로 지난달 24일 국제천문연맹 총회는 60% 찬성으로 행성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하였다. 새로운 정의에 따르면 행성은 태양계 천체로서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며 충분한 질량을 갖기 때문에 자체중력으로 유체역학적 평형을 이루고, 구에 가까운 형태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주변 궤도상의 천체들에 대하여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이 새로운 행성에 대한 정의에 따라 명왕성은 행성의 지위를 잃고 ‘왜소행성’이라는 새로운 태양계 그룹으로 분류되었다. 왜소행성이란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며, 충분한 질량을 갖기 때문에 자체중력으로 유체역학적 평형을 이루며 구에 가까운 형태를 유지하지만, 주변 궤도상의 천체들에 대하여 주도적인 위치를 갖지 못하는 천체이다. 총회는 또한 태양 주변을 공전하는 그 밖의 다른 소규모 천체들에 대하여 태양계 소천체라고 분류하였다. 따라서 명왕성은 왜소행성이면서 해왕성궤도통과천체에 속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추가적으로 2003UB313, 샤론, 세레스도 왜소행성으로 구분되었다.
어떤 기준을 결정할 경우 새로운 것을 추가하는 것이 기존의 지위를 박탈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세계의 천문학자들은 76년간 행성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던 명왕성을 과감히 퇴출했을까. 그것은 아마도 과학적 진실에 근거한 그리고 미래를 대비한 구조조정일지도 모른다. 만약 명왕성과 비슷한 천체들이 행성에 계속 포함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태양계 행성 수는 수 십 개로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매년 새로운 행성을 발견한다고 좋아할지 모르지만 한편으로는 ‘수금지화목토천해명……’ 하면서 ‘태양계에는 행성이 왜 이렇게 많아’ 라고 불평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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