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카드의 비밀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주머니에 동전 몇 닢쯤은 가지고 다녔다. 버스 삯을 내야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얼마를 지불해야 하는지 몰라도 카드만 대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더군다나 환승을 할 때는 더욱 요긴하게 쓰인다. 하지만 이렇게 편리하게 쓰이는 교통카드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지금부터 교통카드에 어떤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는지 알아보자.
 결론부터 말하면 교통카드에 쓰이는 원리는 전파 식별을 통해 카드 내부의 IC칩과 단말기 간에 교신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전파 식별(RFID)은 전파 신호를 통해 비접촉식으로 사물에 부착된 얇은 평면 형태의 태그를 식별하여 정보를 처리하는 시스템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판독 및 해독 기능을 하는 판독기와 고유 정보를 내장한 전파 식별 태그, 운용 소프트웨어 및 네트워크로 구성된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전파를 보내기 위해서는 동력원인 전기가 있어야 하는데 플라스틱인 교통카드는 배터리가 없다. 그럼 어떻게 전파를 보낼 수 있을까?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전자기유도 현상’으로 전기를 발생시킨다. 전자기 유도 현상은 자기장과 코일을 가까이하면 코일에 순간적으로 전류가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플라스틱 카드는 배터리가 없이도 전파를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교통카드를 분해해 보면 전선이 여러 번 감겨 코일을 이루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 시도해 보시라.
 이렇게 우리 생활에 유용한 기술인 전파 식별을 개발한 것은 벌써 꽤 오래 전 일이다. 세계 1차 대전 때 군사용을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전쟁 중에 지상에서는 비행기가 뜨면 적군기인지 아군기인지를 식별해야만 했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전파 식별이었다. 하늘에 떠 있는 비행기에 전파를 쏘아올리고 나면 아군 비행기에서 응답으로 전파를 보내 서로를 확인했던 것이다.
부가적으로 신용카드는 자기인식 방식이 이용되고 있다. 자기인식 방식은 현금카드, 신용카드, 지하철 승차권 등에서도 사용된다. 이것은 카드에 기록된 자기정보가 카드판독기의 2진수 특정코드로 변환돼 카드에 담긴 정보를 받는다. 하지만 정보량이 부족하고 자석 근처에 갖다 대면 정보가 지워지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반도체 칩을 이용해 정보를 기록하는 스마트카드이다. 카드에 비해 정보 저장능력과 보안성이 높아서 이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교통카드 전국 호환을 위한 IC카드 국가표준(KS)가 마련될 방침이다. 기술표준원과 건교부가 10월께 교통카드 KS 규격을 확정·발표하기로 했다. 교통카드 KS 규격은 지불 단말기, 충전단말기, 지불표준통신방식(SAM), 충전 SAM 등의 기술 규격을 담고 있다. 또한 건교부는 교통카드로 주차장과 공공시설 등의 이용료를 정산하는 등 대중교통 이외 타 분야와의 연계 사용 활성화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호석 편집위원  hoseak76@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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