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보통 우리는 ‘예술’하면 ‘아름다운 것’을 떠올린다. 미(美)의 원천으로서 예술은 우리가 약속한 언어체제 그대로에서 받아 들여져 아름다움의 대명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정형화된 사고체제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그 진원자들은 전통적인 것을 긍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부정하고 바꾸고자 했다. 결국 그러한 사람들이 “모든 것을 부정하는”, 프랑스어 사전을 펼치고 찾은 첫 번째 단어가 이들을 일컫는 말로 선택되었다. 이 단어가 바로 ‘다다’였다.


다다이즘(이하 다다)은 미술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다다는 미래주의와 함께 20세기 초반의 가장 강력한 문예운동이었다. 하지만 전통을 거부하는 공통점이 있었지만 미래주의가 산업혁명에 따른 과학과 기술을 찬양하는 것과는 반대로 다다는 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다. 미래주의가 전쟁을 긍정한 반면 다다는 전쟁을 반이성적이고 반인륜적인 행태라고 하며 격렬히 반대했다. 다다는 이성과 합리에 대한 다른 의미를 지향했으며 부정과 파괴, 다시 말해 ‘반예술’의 태도로 우연에 의거한 작업태도를 보였다. 특유의 유머가 있었고 오브제(object)를 사용하여 기성관념을 부정함으로써 현대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준 것이 바로 이 다다였다.


다다이즘이 공통적으로 추구했던 ‘우연의 원리’는 예술의 합리성과 논리성은 삶 자체가 가지고 있는 우연성을 표현해 내지 못하며, 따라서 예술과 삶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서는 예술이 ‘우연의원리’에 따라야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한 ‘우연의 원리’에 의한 행위 예술은 기존 체제를 벗어나는 수단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예술이란 품위가 있어야 한다거나 실제적인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규정을 벗어난 것이기도 했다.


다다의 가장 대표적인 작가인 ‘마르셀 뒤샹’은 1913년 유화를 걷어치우고 ‘read made(기성품)’ 작품인 변기를 작품화한 <샘(fountain)>을 출품하게 되는데 전시가 거절되었다. 이 <샘>이라는 작품은 기존의 일상적 물건에 제목을 달아줌으로써 그 근본의미가 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후 이 변기가 화랑에 놓임으로써 본래의 기능은 제거되고 화랑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미적 대상’이라는 ‘새로운 사물’이 된다는 것은 개념의 변화 자체가 현대 미술에서 하나의 중요한 주제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동미 편집위원 petite-d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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