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10.9 금 13:00
기획사회
경쟁의 시대, 교육의 방황사회기획
허민호 편집위원  |  slnabro@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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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호]
승인 2006.07.03  16: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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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윤 / 춘천교대 교육학과 겸임교수

현대사회에서 교육경쟁은 흔히 게임에 비유된다. 더 멀리, 더 높이, 더 빨리 나아가기 위한 노력은 비교 우위에 있을 때 비로소 그 가치를 획득한다. 게다가 이 게임은 결코 공정하지 않다. 단적으로 최근의 한 통계는 부모의 소득과 학력이 자녀의 수능성적과 정비례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수능성적은 교육경쟁의 일차적 관문인 입시경쟁의 성과를 의미하며, 학력과 학벌이 중시되는 한국 사회에서 이는 특히 그 후에 치를 사회경쟁의 기반이 된다. 따라서 누구나 더 나은 삶을 꿈꾸며 교육을 받지만 현실은 교육경쟁을 통해 모두가 애초에 자신이 원하던 것을 보장받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국 교육의 고질적 문제로 거론되는 입시제도를 비롯한 경쟁시스템은 학습자로 하여금 경쟁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유도한다. 개인은 경쟁에서의 성공을 위해, 국가와 사회는 경쟁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이러한 기본틀을 좀처럼 폐기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경쟁의 현실은 교육현장에서 다양성과 감수성, 배려와 소통과 같은 요소들을 걷어내어 왔다. 따라서 남다른 예민함을 가진 학습자와 교사들은 경쟁을 권하는 학교에서 버티기 힘들어 아파하며 학교 안팎에서 기존과 다른 시스템과 교육내용을 꿈꾸고 시도하게 되었다.

경쟁을 넘어선 대안을 찾아
이와 같은 문제의식이 본격화 된 것은 약 십여 년 전부터이다. 소위 ‘대안교육’의 실험들이 한국에서 시도되고 작게나마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기존 교육 시스템을 재구성하고자 하는, 혹은 아예 별도의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하는 상상이 펼쳐지기 시작하였다. 이를 통해 교육현장에서 유달리 힘들어 하는 청소년들의 아픔이 개인적 성장통을 넘어서 사회의 깊은 상처까지 품은 더 큰 아픔일 수 있다는 사실, 그동안 교육의 본질에 대한 성찰적 질문을 놓쳐왔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다. 다양한 대안교육의 시도들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오던 교육시스템의 정당성에 비판을 제기하는 작업이었다.
대안교육을 모색하는 이들은 경쟁을 통한, 경쟁을 위한 교육에 대한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고, ‘더 나은 삶’이라는 목표에 대한 고민과 효율적인 교육성과의 의미에 대해 재고하게 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대안교육의 움직임은 06년 초 정부 차원에서 대안학교 법제화 문제가 거론될 만큼 성장하였다. 그리고 감수성과 소통이라는 새로운 교육의 주제들이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이름으로 04년부터 문화관광부의 주도 아래 실험되고 있고, 최근에는 관련 법안도 통과되었다. 제도교육 시스템 안에서도 자율학교 등 다양한 유형의 학교가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대안교육은 ‘배움이란 무엇인갗, ‘우리는 왜, 무엇을 위해 배우는갗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배움은 ‘변화’이며 배우는 사람에게 주도권이 있다. 배움을 실천하면서 학습자는 자신과 세상에 대해 이해하고 삶을 이어나가게 된다. ‘더 멀리, 더 높이, 더 빨리’라는 목표를 가질 수는 있으되 이는 다른 사람과의 비교 속에서 비로소 가치를 얻게 되는 그런 것은 아니다. 배움에의 탐구는 교육 본질의 회복임과 동시에 경쟁적 교육 현실에 대한 반기이다.
그러나 이러한 실험과 변화가 소중한 만큼 그 사회적 수용 양상을 보면서 때로는 우려되는 측면도 있다. 그 우려는 대안교육이 시작은 힘들었으나 생각보다 빨리 사회적으로 수용되고 교육의 영역에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이 말은 대안교육이 사회적으로 수용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대안적 실험이 꾸준히 계속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여전히 경쟁의 담론이 생생한 교육의 현실에서 대안교육의 수용이 어떠한 의미인가에 대하여 면밀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대안학교 법제화가 거론되면서 각종 전문학원, 유학준비 학원들이 대안학교의 타이틀을 얻으려 한다든지 자립형 사립고, 영어마을 등 교육적 선택의 자유를 강조하는 시도들이 대안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례들을 보면, ‘대안교육’이라는 개념이 애초의 경쟁 교육에 대한 대안이라는 출발에서 벗어나 실제로 상당히 복잡하고 다양한 의미로 쓰이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경쟁담론이 지배적인 한국 사회에서 아직 교육은 방황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교육의 강화가, 다른 한편으로는 탈근대적 사회변화에 따른 교육의 다양성이 제안되고 있다. 그러나 이쯤에서 한 가지 점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경쟁 담론과 다양성 담론은 자유주의라는 큰 틀 안에 묶일 때 매우 닮은꼴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입시경쟁, 그 결과로서의 학력 및 학벌경쟁 등 교육경쟁 담론이 여전히 지배적이고 역기능적인 측면을 보여주는 한편으로 다양성이나 감수성, 소통과 같은 새로운 교육적 가치가 부상하는 지금의 지형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경쟁담론을 넘어 교육의 방황을 끝내기 위해 이제 우리가 던지고 탐구해야 할 다음 질문은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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