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TV에서 비행기 안을 둥둥 떠다니는 아저씨들을 본 기억이 있다. 하얀 찐빵옷을 입고 손을 흔들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몇 년이 흘러 이번엔 최초의 달 착륙 사진이 조작이라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무중력 상태에서 깃발이 나부낄 수 없으며 발자국이 너무 선명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어쨌든 사진의 진위여부는 현재에도 심심찮게 오르내리지만 달 착륙은 실제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무중력이란 중력이 아예 없는 것을 뜻하나 실제로 그런 세계는 존재할 수 없다. 중력은 지구와 물체가 서로 끌어당기는 힘을 말한다. 물체가 지구의 중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한이라는 거리를 가야 한다. 즉, 무중력은 중력장으로부터 벗어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중력의 크기가 매우 작아진 상태이다.
이런 무중력 상태는 우주선 안에 있는 우주인들만이 경험하는 특별한 것은 아니다. 우리도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다. 간단하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다가 위에서 줄을 끊어라. 그럼 엘리베이터와 사람이 같은 가속도로 떨어지게 된다. 그때 엘리베이터 안의 사람이 체중계 위에 있다면 체중계 눈금은 0을 가리키고 이는 바로 그 때가 무중력 상태임을 말한다. 가끔 버스가 갑자기 급한 경사길로 내려갈 때 순간적으로 느끼는 별로 유쾌하지 않은 불안감, 바이킹을 타면서 밑으로 내려갈 때 찡함을 느끼는 것도 중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바로 떠받쳐주는 힘이 없기 때문이다. 무중력이란 중력이 없는 것이라기보다 바닥면이 우리를 떠받쳐 주는 힘이 없는 상태이므로 이때 우리의 몸무게는 0이 되는 것이다. 
간단한 실험을 통해서도 무중력 상태를 알아볼 수 있다. 종이컵의 바닥에 구멍을 뚫고 물을 가득 부으면 물은 구멍을 통해서 아래로 떨어진다. 이는 바로 중력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 로프가 끊어진 엘리베이터처럼 컵을 자유낙하 시켜보라. 그럼 컵이 바닥에 떨어질 때까지는 더 이상 구멍에서 물이 나오지 않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중력이란 근본적인 힘이기에 무중력을 만들 수는 없다. 단지 무중력의 효과를 얻는 것이다.
누구나 한번쯤 우주여행을 꿈꾸고 두둥실 떠다녀 보길 원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많은 훈련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엘리베이터 줄을 함부로 끊지는 마라. 엘리베이터가 자유낙하를 한다 해도 사람이 엘리베이터 중앙에 뜨는 일은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엘리베이터 내부에서도 사람은 중력에 영향을 계속해서 받는다는 사실이다. 지나친 호기심은 가끔 화를 부르기도 한다.

 최화진 편집위원  drum57@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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