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호 [문화취재] 제3회 중앙예술제, 새로운 공간에서의 도약
우리는 새로운 연대를 필요로 한다.

축제라고 하기에는 조용했다. 외양만 화려했던 작년과는 달리 내실을 기해보자는 의도도 있었을 것이다. 새롭게 다져진 ‘아트센터’의 공간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호재들이 제대로 받쳐주지는 못했다. 우선 원우들의 참여가 부족했다. 퍼포먼스로 시작된 첫날의 본격적인 행사마당은 시선을 끌기에는 부족했다.

   '交+合’이라는 주제에 맞게 공연 예술의 종합판인 퍼포먼스를 선택한 것은 옳았지만, 외부에서 내부의 공간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차라리 단순한 길놀이가 더 흥겨웠을지도 모를 일이다. 행사를 주최한 예술대 계열대표인 최영지(서양화학 석사 4차)는 아트센터의 활용은 예술주체들에게는 매혹적인 장소라고 역설했지만, 아트센터는 이제 시험 가동을 했을 뿐이다. 물론 그 동안 고려되지 않았던 두 번의 학술특강이 마련되기도 하였다. 첫날 펼쳐진 내용은 윤우학 교수의 ‘새로운 발상과 새로운 예술’이라는 제명의 강의. 하지만 정작 그가 펼치는 논법은 전혀 새로울 게 없었다.

   특강에 참여한 대부분의 인원도 예술계열의 원우들. 예술제라는 것을 의식했다면 오히려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 특강이었다면 어땠을까. 역시 재미있는 것은 음악학과와 한국음악학과의 공연과 연극학과의 무대였다. 참여 인원이 부족한 것과는 상관없이 그들은 살아있는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으므로 위안을 삼기에는 충분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청소년들이 가득 찬 전시 공간들. 그들을 보며 차라리 지역 주민들과의 연대를 고려하는 게 낳지 않았을까 생각한 것은 욕심이 지나친 것일까. 여하튼 전시 역시 각자의 개별적인 작품을 무작위로 널어놓기보다는 행사를 위해 연대할 수 있는 그야말로 '交+合’이 아쉬웠다. 이제 축제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우리는 그 결과가 무엇이든 간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이다. 왜냐하면 축제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 새로이 만든 ‘제3회 중앙예술제’라는 제호처럼 계속 이어가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술계열 대표 인터뷰

최영지/ 서양화학 석사 4차


▶자체 평가를 어떻게 하는가.
   기획이라던가 성과물 등은 전체적으로 볼 때 생각한 것만큼 나왔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주변에서 전체적인 반응은 좋은 편이다. 하지만 학술특강의 참석 인원이 문제가 됐다. 그리고 연극과 한국음악학과의 공연참여 관객이 부족했다. 아마도 홍보가 미흡한 탓이라고 여겨진다. 그래서 관객들이 적었다.


▶학술제는 새로운 기획이었는데.
   전반기의 예술계열 학술 특강 계획이 하반기로 넘어오면서, 예술제의 내부에 포함시키면서 실천해본다면 내용도 있고 모양새 있는 기획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기획자체는 괜찮았는데 홍보부족이었다. 교수들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일반 학우들의 인식자체가 안되는 상황이었다. 안타깝다.


▶작년과의 차별점이 있다면.
   일단은 명확한 테마의 제시와 예술제의 명칭을 갖는 것이 급선무였다. 대학원 예술제라고 칭하던 것을 `’제3회 중앙 예술제’`라는 제호를 넣었다. 학부학생들조차 ‘중앙’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대학원생들을 아우르는 규모를 만들고 싶었고, 제 1캠퍼스나 2캠의 문화 예술부문을 활성화시키고 싶었다.


▶홍보부족은 인원 구성의 문제인데.
   각 분과장 자체는 일반 과대표들이 하는 것인데, 너무나 활동비 지원이 부족하다. 해줄 수 있는 것은 밥값 정도였다. 일을 하면서 좋은 형태로 끌고 싶은 욕심은 내부적으로 있었다. 도중에 송팔현 대표가 그만 둔 것도 행사 진행에 치명적이었다. 예술계열의 새로운 대표를 잇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예술계열의 침체된다면 안되겠다는 사명의식이 컸다.


▶전시에서 주제의 통일성이 부족한데.
   비단 전시부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거울과 나’, ‘용두리 가을 하모니’, ‘1999년 자화상’이라는 부문들도 매체와 매체를 교차시킨다는 '交+合’이라는 테제를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통일성은 오랜 시간을 요하는 일이다. 더군다나 다양한 예술주체들을 하나의 개념으로 통합하기는 힘들다. 여름 방학 때 4차례정도 회의를 가지면서 주제의 통일성부분을 논의했음에도 어려운 일이었다.

▶아트센터를 활용하니까 어땠나.
   진행하는 사람으로서는 이러한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 대단히 뿌듯했다. 하지만 문제가 많다. 내부의 기자재들은 규모에 맞질 않는다. 라이트도 전시용이 아니고, 냉온방기 시설도 잘못돼 있다. 규격에 맞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큐레이터도 존재하지 않는 미술관을 보았는가. 대극장장은 유인촌씨로 되어있지만, 실무를 담당하는 이는 없다. 해프닝도 있었는데, 행거 장치가 걸리지 않아 직접 못을 박아서 만들었다. 끝나고 원상복귀 시키겠다는 조건하에서 엄청나게 많은 못을 사용했다.


▶큰 어려움은 없었나.
   예산이 큰 문제다. 현재 협상 중인데 우스꽝스러운 것은 ‘아트센터’의 사용료를 내라는 것이다. 그것도 막상 모든 것이 준비된 상태에서 사용료를 내야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공공기관의 전시장을 빌려쓰는 것도 아닌데, 그것에 준해서 사용료를 내라고 한다. 대공연장은 30만원, 전시장은 20만원을 하루 사용료로 요구하고 있다. 이 정도 금액이면 인사동에 가서 할 수 있는 액면가다. 더군다나 그들은 홍보까지 담당해준다. 멀티미디어실에서 모든 아트센터의 공간을 관장하고 있는데, 이미 이 사안에 대해 총장의 결재까지 받았다고 한다. 행정체계 자체가 문제다. 시설관리과에서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아트센터와 본부측과 협의가 안되고 있다. 아트센터는 안성에 다니는 예술대학 학생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협상카드였는데, 이제 와서 이야기가 달라지고 있다. 수익사업에만 치중한다면 명백한 권리 유린이다.


▶원우들에게 바라고 싶은 것이 있다면.일단 안성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아트센터가 마련된 이상 공간을 책임감 있게 사용해야 된다는 것이고, 서울에 예술대학이 비록 없지만 연계차원에서 서울의 시설물들을 활성화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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