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3.25 수 18:01
기획사회
버마 드림을 향하여다른 눈으로 세상을 만나다
유석천 편집위원  |  pocahontas1000@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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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호]
승인 2006.05.17  0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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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눈으로 세상을 만나다

버마 드림을 향하여

봄기운이 물러가고 후텁지근한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던 어느 날 오후, 이주노동자 아웅틴 퉁을 만났다. 만나자마자 첫 월급을 탔다며 한사코 밥을 사겠다는 그에게 필자는 몇 번이고 손사래를 쳐야했다. 서른 한 살 청년인 아웅틴 퉁은 부천의 작은 공장에서 월 85만원을 받고 일하고 있다. 하루 12시간 노동하는 것에 비해 턱없이 부당한 임금을 받으면서도 베풀려고 하는 그의 따뜻한 마음이 무척이나 고마웠다. “엄마 약값을 대느라 적은 월급인데도 그냥 일했어요. 그런데 여기서 일한지 이틀 만에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죠. 가보지도 못했어요. 이제 차차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야죠.” 어머니만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올 텐데도 덤덤하게 웃는 그의 표정에서 한 이주노동자가 가지고 있는 슬픔이 읽혔다.
12년 전 그는 하루에 4시간만 자고 공부할 정도로 열정이 많은 모범생이었다. 하지만 독재 정권이 들어선 버마에서 그는 더 이상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없었다. 나라가 시끄러웠고 시민들은 시위하기에 바빴다. 독재 정권은 배움 자체가 시민들의 의식을 키운다며 학교를 없앴다. 그는 오로지 공부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에 한국 산업연수생 신청서를 냈다. 한국에서 공부하며 기술을 배워서 나중에 버마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겠다는 포부가 그의 마음을 한껏 부풀렸다. 하지만 코리안 드림은 허상이었다. 한국으로 건너온 그는 오자마자 삼개월간 일한 임금을 받지 못하는 억울한 일을 당했다. 또한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공동생활을 하며 받는 설움이 말할 수 없이 컸다. 그는 자신뿐만 아니라 체불 임금으로 고통 받고 있는 수많은 이주노동자를 봐야 했다. 일터 사장에게 여권을 빼앗기는 바람에 떳떳하게 한국 거리를 다니지 못하는 동료들을 볼 때마다 그는 무척 괴로웠다. 그리하여 그는 8명의 버마 동료들과 뜻을 모아 단체를 만들었다. ‘버마액션’, 그는 이 단체의 힘으로 체불임금으로 인해 속 썩거나 신원을 보장받지 못하여 도망다녀야하는 이주노동자들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버마액션은 이주노동자들을 돕기 위해서임과 더불어 버마민주화를 염원하는 목적에서 설립되었다. 때문에 버마액션은 버마의 역사와 현재 상황을 외부에 알리려는 노력도 함께 하고 있다. 앞으로 홍보를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버마에 도서관을 지어 아이들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아웅틴 퉁의 입을 빌어 들은 버마액션의 계획이다. 사실 이렇게 활동하는 버마민주화운동가들의 미래는 암담하다. 아웅틴 퉁도 지금 버마에 들어간다면 당장 체포당하여 100년형을 살아야 할지 모른다. 민주화운동에 가담한 이들은 법이 부르는 만큼의 구형을 받아야 하는 게 버마의 현실이기 때문에 100년 이상을 감옥에서 보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아웅틴 퉁은 가족들에게도 민중화운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 해도 단체 캠핑, 사진전, 자전거 축제를 통하여 버마의 민주화를 염원하고 앞당기려하는 버마액션 아웅틴 퉁의 노력은 뜨겁고 강해 보인다.
“한국이 버마보다 훨씬 살기 좋은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마음이 편해야죠. 언젠가는 돌아갈 거에요. 그래서 한국에서 살면서 배운 것들을 버마에 알릴 거에요. 지금은 이래도 버마가 민주화가 되는 날이 꼭 오리라고 믿어요.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요.” 한국에서 12년을 살았다면 정착하고도 남을 기간임에도 아웅틴 퉁은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기다리고 기다리면 반드시 오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그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났다. 이제 코리안 드림이 아니라 버마 드림을 꿈꾸는 이주노동자 아웅틴 퉁의 미래가 밝고 건강하길 기원해 본다. 
 유석천 편집위원  pocahontas1000@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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