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강원도에 별을 관찰하러 갔던 적이 있다. 물론 하늘에 떠있는 별은 많이 봤지만 천체망원경으로 가까이 보긴 처음이었다. 지금 기억나는 것은 별의 모습이 아닌 오리온자리라고 들었던 별자리 하나이다. 겨울철의 대표적 별자리인 오리온자리는 허리띠에 있는 3개의 별이 눈에 금방 들어오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다. 필자는 지금도 매일 집에 들어가는 길에 집 앞에 서서 항상 별을 본다. 우리는 언제부터 별을 보게 되었을까.
천체관측은 단군시대부터 행해졌다. 강화도 마니산의 첨성단에서 별에 제사한 일이 기록에 있다고 한다. 첨성단은 이후 조선시대에도 일식이나 월식 등을 관측하기 위해 관원들이 자주 사용하던 천문대였다. 지금은 체육대회에서 사용하는 성화를 태양으로부터 취하는 의식을 여기서 하는데, 천문대로서의 기능은 부분적으로만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적인 천문대로서 지금까지 잘 보존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수학여행 단골코스로 갔던 경주의 첨성대이다. 첨성대는 신라 선덕여왕 시절 건립된 것으로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로 그 가치가 높다. 고려시대에는 신라시대보다 천문학이 더욱 발전했으며 조선시대에는 적어도 4개의 천문대가 건설되었으나 현재는 2개만이 남아 있다. 8·15 광복 이후 국립천문대가 설치된 이후로 지금까지 민간부문에서도 교육용으로 여러 종류의 망원경이 설치되어 운용되고 있다.
천문학 연구는 각종 천체 및 천체현상의 관측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이러한 관측 결과로 얻은 해석에서 태양계나 은하계 내의 별의 분포와 운동이나 물리·화학적 성질이 알려지게 된다. 한편으로는 달력의 편찬이나 시간의 알림·측량 등의 실용적인 방면으로도 이용되는 등 천체관측을 통해 우주의 구조와 변화에 관한 연구자료를 얻을 수가 있다.
다시 천체관측을 하게 된다면 어린왕자가 살고 있는 소혹성 B612를 꼭 찾아보고 싶다. 그리고 알퐁스도데의 ‘별’에 나오는 순수한 목동처럼 나에게도 저 숱한 별들 중에 가장 빛나는 별님 하나가 길을 잃고 내 어깨에 내려앉아 고이 잠들었으면 좋겠다. 지금 이 순간, 밤하늘 별이 쏟아지는 바닷가에 누워있고 싶은 맘, 간절하다.
최화진 편집위원 drum57@cauon.net
- 기자명 최화진 편집위원
- 입력 2006.05.10 22:27
- 수정 2006.05.10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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