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1.4.7 수 01:33
기획과학
기생충이 살아가는 법
최화진 편집위원  |  drum57@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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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호]
승인 2006.04.08  20:4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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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의 코가 빨간 이유에 대해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한다. 날이 너무 추워서 빨갛다, 음주를 너무 즐겨서 빨갛다는 등 여러 가지 나름대로의 추측을 하곤 한다. 하지만 루돌프의 코가 진짜 빨간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콧속의 기생충으로 인해 아프기 때문이다.
추운 지방에서 사는 순록은 호흡을 하면서 체온과 수분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털로 덮힌 코는 외부로 방출되는 열을 막고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면 따뜻하게 데우는 역할을 한다. 그러다보니 이런 순록의 코는 기생충들이 살기에 딱 좋은 조건이 된다. 그래서 순록의 코는 약 20여종의 기생충에 감염돼 빨갛다고 한다. 유독 루돌프의 코만 빨간 이유는 모르겠다. 그러나 루돌프가 그의 동료들에게 따돌림을 받은 것이 더러워서이건 튀는 외모로 유독 산타할아버지의 편애를 받아서이건 결국 기생충 때문인 건 맞다.
기생은 어떤 생물이 다른 생물의 몸에 붙어서 양분을 빼앗아 먹고 사는 일을 말한다. 여기서 기생하는 동물을 기생충 또는 기생동물이라 하고, 기생하는 식물을 기생식물이라 하며, 기생당하는 생물을 숙주(기주)라고 한다. 기생충은 여러 경로를 통해 감염된다. 그 중 생선회, 고기회와 같이 날음식을 먹을 때 그 안에 포함된 기생충이 우리 몸으로 들어와 감염되기 쉽다.
위에는 산성이 강한 위산이 있고 장에서도 여러 소화효소가 분비되지만 대부분의 기생충들은 살아남는다. 기생충도 표면이 산에 강한 단백질로 덮여 있어 위산의 공격에도 거뜬히 견디어 낼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남의 몸에 빌붙어 살려면 그만큼 강한 생명력은 필수조건인 것이다. 광고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헬리코박터균도 마찬가지이다. 위산이 강하기 때문에 생존하지 못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헬리코박터균은 위에서 자리잡고 번식해 위염과 위궤양의 원인이 된다. 특히 한국인 성인의 75%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돼 있고, 위암이 단일 질환으로 최고의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기생충은 왜 혼자서는 살지 못할까. 기사를 쓰는 내내 드는 생각이었지만 기생충이 왜 혼자서 살지 못하는 가에 대한 얘기는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것은 그냥 그렇게 해야만 살 수 있는 기생충의 삶의 방식인 것이었다. 스스로의 힘으로 생활하지 않고 남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기생충. 부디 기생충같은 인간이 되지 말자. 그리고 일년에 봄가을 두 번은 구충제를 꼭 챙겨먹자. 기생충, 결코 얕잡아 봐서는 안된다.
 
최화진 편집위원 drum57@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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